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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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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국 화백 초대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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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09일(금) 16:1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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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국전에 두 차례 특선을 하면서 서예가 한산(閑山)이라는 분이 써준 글씨지.”
화실을 둘러보았다. 그림들이 화실에 가득하였다. 그런데 벽에 “野竹有高節 文禽無俗聲(야죽유고절 문금무속성)”이라고 쓴 서예 작품 한 점이 걸려있었다. 화가는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야생의 대나무에게는 절개가 있고, 공작새는 속된 소리를 내지 않는다.”
아마도 서예가는 화가의 성품에 맞는 글귀를 찾다가 저 글씨를 썼을 듯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신상국(申相國) 화백. 중학교 미술교사로 정년퇴직한 그는 줄곧 우리 지역에서 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곁눈질하지 않고 그림이라는 한 길로만 걸어왔다. 그렇다고 지역사회와 거리를 두지 않았다. 한국예총 문경시 초대지부장을 지내며 후배들의 앞에 섰고 지역 예술계를 이끌었다. 그 공로로 2001년도에 문경시로부터 문화부문 문경대상을 수상했다.
어느 날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저녁 시간이었지만 그는 흔쾌히 문을 열어주었다.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다가 그에게 조심스럽게 화실 구경을 부탁했다. 그의 그림들을 몇 번 보았으나 많은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다. 화실에는 그림들로 가득했다. 발 딛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림들이었다.
“이 그림은 시골마을의 흙집 벽을 그렸는데…. 지금은 없어졌어.”
담뱃잎을 건조하는 엔실리지라는 흙집이다. 풍화된 빛바랜 황토의 색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그림이었다. 그의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겨울 나뭇가지 위에 둥지를 튼 두 마리의 까치 그리고 한 쌍의 부엉이들, 지붕 위로 흩날리는 저녁연기를 배경으로 그린 늦가을의 감나무 풍경, 추수하기 전의 고개 숙인 서숙 등 다양한 소재의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그림들을 보면서 문득 잊혀진 옛 추억들이 소환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그림들이 다가와 “우리 그때는 이랬어”라고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배 밭에 핀 꽃들을 몽환적인 기법과 색감으로 표현한 것도 아련한 봄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목화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주위에서 보기 어렵지만 목화는 옛 세대에게는 일상의 풍경이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그리움뿐만 아니라 대상에 대한 애정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저 그림은 어느 마을이죠?”
그때, 문 입구 벽에 기대어 놓은 그림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가을인듯 시골집 슬레트 지붕 위에 빨간 감이 열렸다. 그 집 담 아래에 어린아이 세 명이 놀고 있었다. 그랬다. 자연의 한 귀퉁이에서 조형미를 찾아 재구성하는 작업이 화가가 지향하는 그림이라면, 지금 저 그림은 풍경에서 추억을 소환하는 그리움의 정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속의 어린아이는 곧 나이고 우리인 것이다.
신상국 화백은 다가오는 4월 9일(금요일) 오후 2시부터 문화공감 소창다명(관장 현한근)에서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라는 부제로 초대전을 갖는다. 우리 지역민들에게 문화공감의 장이 되고 있는 소창다명은 세 번째 전시회의 주인으로 그를 초대했다. 우리들은 그의 그림들에서 그동안 묵혀두었던 그리움이라는 옛 감성들과 마주하며 작가와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화실을 나오면서 한 번 더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서예 글씨에 잠시 눈이 머물렀다. 어쩌면, 저 글귀처럼 그는 평생을 화가로서 야생의 대나무처럼 고절(高節)하고 아름다운 공작새가 속된 소리를 내지 않듯이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살아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공감 소창다명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신상국 화백 초대전”의 더 없는 성황을 기대한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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