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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을 다녀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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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30일(화) 16:58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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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사람은 이승에서 살다가 죽으면 저승으로 간다. 저승은 사후에 그 혼령이 가서 사는 다음 세상을 일컬으며, 구천(九泉)․황천(黃泉)․유계(幽界)․유도(幽都)․유명(幽冥)․지부(地府)․천하(泉下)․음부(陰府)․염라(閻邏)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다. 영어로는 이승을 ‘this world’라 하는 대신에 저승을 ‘the other world’라 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저승은 죽은 영혼이 가는 다른 세계라는 것, 천국과 연옥(煉獄) 및 지옥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 이승에서 쌓은 공덕과 악업을 평가 받아 적절한 곳으로 보내지는 신의 재판을 받는다는 것, 저승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문자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으며 저승으로 들어오는 순간 바로 터득하게 된다는 것, 일정 기간 머문 다음에 다시 저승의 공적에 따라 이승의 동물로 환생한다는 것 등이다.
저승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일단 죽었던 사람이 살아났다는 말이니, 사자(死者)의 재생, 또는 부활을 뜻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의 말이나 글을 깊이 새겨 보면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꿈을 꾸었거나 환상을 본 것, 상상을 통해 영감을 얻은 것, 하나의 이야기로 조작된 것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저승에 관한 많은 책자 가운데 가장 깊이 있고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는 ‘신곡(神曲, Divina Commedia)’과 ‘천로역정(天路歷程, The Pilgrim's Progress)’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신곡’은 이탈리아의 시성(詩聖)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가 지은 웅장한 서사시(敍事詩)로서, 서장,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의 10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인간의 영혼이 죄악의 세계로부터 회오(悔悟)와 정화(淨化)에 이르고, 다시 천국에로 향상 정진하는 경로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천로역정’은 영국의 목사이자 청교주의 문학가인 번연(John Bunyaan, 1628~1688)이 지은 우의소설(寓意小說)로서 1․2부로 구성되어 있다. 신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는 기독교도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가 갖은 고생 끝에 천도(天都)에 이르러 마침내 번뇌를 정복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기술한 소설이다.
여기 또 하나의 특이한 사람의 경험담이 있으니, 스웨덴 사람 스베덴 보리(Emanuel Swedenborg, 1688~1772)이다. 처음에 언어학, 수학, 자연과학을 공부하다가 41세이던 1729년부터는 영적생활을 시작하여 천사나 신령과 대화를 나누고, 저승과 이승을 자유롭게 왕래하였으며, 천계(天界) 및 지계(地界)의 상세한 설명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는 왕비로부터 몇 년전에 서거한 왕이 비밀한 곳에 두고 간 결혼반지의 소재를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저승에 가있는 임금을 만나 그 반지를 알아내어 왕비로 하여금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실화도 갖고 있다.
가족들도 며칠씩 죽었다가 다시 살아내는 스베덴보리를 위해 죽은 뒤에 장례를 치루거나 시체를 매장 또는 화장하지 않고 산 사람처럼 그대로 가만히 두었다고 한다. 현재 스웨덴을 위시한 몇 나라에는 스베덴보리의 실체와 신비로움을 탐구하는 학회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부분적인 연구회가 존재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가족이 사망하면 즉시 화장이나 매장을 하지 않고 며칠을 기다린다. 삼일장 또는 오일장을 지낸다. 문상객을 맞이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자가 혹시 다시 돌아와 생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저승을 다녀오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이승과 저승간의 왕래가 빈번해지고 소통이 활발해지며 정보교환이 우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신의 뜻은 아닐 것이며, 또한 신이 바라는 바도 아닐 것이다.
산사람은 이승에서 살고 죽은 사람, 곧 영혼은 저승에서 살아야 한다. 저승을 다녀오는 사람이 많아지면 저승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은 많이 해소되겠지만 이승과 저승의 질서 체계는 많이 문란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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