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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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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9일(화) 16:20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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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주간문경’에 글을 써온 지 십여 년이 지났다.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글이었지만 ‘창(窓)이 있는 덕승재(德勝齋)’는 한 호(號)도 거르지 않았다. 그 글들은 컴퓨터 파일에 보관되어 추억처럼 꺼내어 읽어보곤 한다.
그러다가 몇 년 전, 그 글 가운데 지역문화와 관련한 글들을 모아서 “문경도처유상수”라는 책을 출간하였었다. 그리고 수필에 가까운 감성적인 글 몇 편을 엄선해서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이름을 붙여 책으로 제본하기도 하였다.
선물용으로 복사본 서른 권을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했다. 그럼에도 아직 적지 않은 글들이 컴퓨터 파일에 꽁꽁 숨겨져 있다. 그 글들로 무엇을 할지 궁리 중에 있는데, 아직은 정해진 바가 없다.
‘창(窓)이 있는 덕승재(德勝齋)’는 소통이다. 나와 독자들과의 대화를 의미한다. 내가 생각하는 지역의 문화와 인문학,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의 소회를 짧은 지면에 풀어내는 일들은 독자들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수용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독자들은 새의 눈처럼 날카롭고 호랑이의 발톱처럼 치밀하다. 그들의 심장을 건드리는 감성의 문은 열고 닫히는 때를 분명히 알고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은 늘 엄중해야 하고 쉽게 쓰여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쉽게 쓰여지거나 염치없는 글들을 신문사에 넘길 때에는 부끄럽기도 하여 자책하곤 한다.
그럴 때에 ‘창(窓)이 있는 덕승재(德勝齋)’의 애독자들로부터 받는 편지와 문자메시지는 큰 격려와 힘이 된다.
지난 3월 경이었다. 우리 집 대문 앞의 당단풍나무에 대한 글을 실었었다. 당단풍나무는 바람이 불면 풍성한 나뭇잎으로 바람을 재우고, 비가 오면 새들과 벌레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곤 한다. 그래서 아버지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글을 신문에 실은 뒤에 어느 독자로부터 문자가 왔다.
“…볕이 참 좋은 오늘입니다….”로 시작하는 그 글은 짧지 않고 길었다. 그리고 수 년 동안 읽어 왔던 내 글과의 인연을 담담하면서 감성적으로 풀어내었다. 더하여 “‘당단풍나무’를 감명 깊게 읽고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며 그냥 눈물이 많이 흘렀습니다.”라는 깊은 소회를 적어주었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냥 있기만 했다. 어쩌면, 내가 아버지나무라고 불렀던 당단풍나무에서 그가 간직해온 아버지의 이미지가 떠올려졌던 것이 분명했다. 잠시였지만, 그가 보낸 글로써 서로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가을이 깊어가던 시월의 어느 날, 서울에 있던 어느 교회 장로님 한 분이 문자를 보내주었다. 우리 집 뒷마당에 심은 “토란”을 수확하면서 느꼈던 마음들을 신문에 실었던 글을 읽고 보내준 것이었다.
“… 저의 고향집 장독대 옆에도 싱그런 토란잎이 자랐으며 넓적한 잎사귀에 고인 빗물이 떨어질 듯 말 듯 굴러 다는 모습이 선합니다….”
토란을 떠올리면 누구나 추억하는 모습들이다. 나이 지긋한 때가 되어 어린 시절 고향집 장독대와 함께 토란을 회상하는 그의 마음이 내게도 전해졌음은 당연하였다.
“행복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칼국수로 유명한 어느 맛집에 대해 글을 썼더니 그곳에 가고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하였다. 아마도 그는 그곳을 찾아가 칼국수를 먹으며 내가 느꼈던 마음을 공유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을비”라는 글에서 법정스님의 여운을 느꼈다며 안부를 전해준 애독자도 기억이 난다.
얼마 전, 산북큰마을이 고향인 어떤 분이 보내준 편지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다시 그 편지를 읽어보았다. 편지에는 산북에 대해서 쓴 글에 대한 감상들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 그는 고향 사람들과 풍경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분에 넘치는 고마움을 담아주었다. 그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외에도 부족한 글에 관심을 가지고 격려를 해주던 분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린다. 곧 설날이다. 앞으로도 ‘창(窓)이 있는 덕승재(德勝齋)’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참, 이곳을 떠난다. 이제는 고향에서 독자들과 더 가깝게 일상을 함께하며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또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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