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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역설(슈와르츠 논단)

2021년 01월 29일(금) 16:13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초 총동창회장

ⓒ (주)문경사랑

 

지난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시카고 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윌리엄 맥닐이 저서 ‘전염병의 세계사’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역사가에게도 때때로 발생하는 재앙에 가까운 전염병 창궐은 일상을 급작스럽게, 예측 불허로 침범하는 것이었으며 본질적으로 역사적인 설명이 가능한 범주의 바깥에 있다”라는 말은 코로나19 팬더믹을 내다보고 던진 말처럼 느껴진다.

1년 전 이 상황이 시작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주위에 너무 큰 어려움을 당하신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며, 많은 참담한 환경 속에서 미국의 경영심리학자인 슈와르츠가 제기한 개념인 ‘슈와르츠 논단’을 찾아본다.

“모든 나쁜 일은 우리가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진짜 나쁜 일이 된다”는 것으로 행복은 흔히 그렇듯이 항상 ‘불행한 외투’를 걸치고 우리의 삶에 걸어 들어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가 불행 속에서 행복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는 지난 100년 동안 일어난 재해 중 가장 크게 꼽힌다. 1918~1919년 스페인 독감, 1929년 대공항, 제 1․2차 세계 대전, 1970년대의 오일쇼크, 2007~2008년의 금융위기 등이 발생했지만 가장 불행했다고 생각되는 지난 1년, 코로나19가 지구의 생태계를 살리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역설’이라 부르는 일들은 중국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니 대기질 개선으로 호흡기 환자가 줄고 이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감소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고, 베이징 하늘은 ‘베이징 블루’를 찾았다.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로 뿌연 대기에 휩싸였던 인도 펀자브 주에서는 맨눈으로 약 150㎞ 떨어진 히말리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조직에서는 비대면이다 보니 일하는 척 흉내를 내며 하던 쓸모없는 회의와 보고서, 출장이 사라져 버렸다. 조직도 재택근무를 하며 필요한 일들을 우선하다 보니 쓸모없는 일들이 그동안 너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대학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수업의 동영상 콘텐츠가 비교되다 보니 소비자인 학생들이 누구 강의가 우수하고 우리 대학 교수의 강의 수준이 타 대학과 비교되기 시작하며 그동안 변화에 무심했던 정교수 그룹에게도 정신 차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는 우리 경제는 물론이고, 밀수, 환치기, 마약거래 등 지하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국가 간 이동이 제약되어 관광객과 공항 출입객이 감소하면서 음성적인 밀수가 줄어들다 보니 코로나19 이전보다 밀수가 70%나 급감했다는 보도도 있다. 해변의 출입이 통제되자 인도에서는 올리브 바다거북 80만 마리가 산란을 위해 상륙하고, 동물원에서 관람객을 제한하니 동물들이 좁은 우리에 갇힌 채 인간들의 반응에 노출되어서 스트레스를 받던 것이 줄어들어 야생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일본 나라현의 사슴 공원에는 화단의 화초를 뜯어 먹는 사슴의 모습이 보도되었다.

방역과 위생관리가 강화되니 인플루엔자 유행은 조기 종식되고, 발생 규모도 줄었다. 인간의 활동도 줄면서 땅속도 고요해졌다. 지난 11월 일본 국립산업과학기술연구소는 도쿄의 ‘지진소음’이 줄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진소음은 인간의 활동이 땅속에 반영돼 일어나는 특정 주파수를 말하며, 지진관측에 방해가 되는 일종의 잡음이다. 지진소음 감소가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발표되기도 했다.

잘 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인류에게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후손들이 누려야 할 자연을 쓰레기로 물려 주는 일은 이제 없어야겠다. 그런 교훈을 일깨우기 위해 지구가 인류에게 보낸 최후의 통첩을 이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혹한을 이겨낸 새싹이 돋듯이 환란 뒤에는 상생과 평화의 시절이 왔다. 이 환란을 끝내고 맞이할 그 봄을 기다린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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