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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의 마지막 임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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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08일(화) 16:37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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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가 새로 세워질 때는 해가 뜨는 아침과 같이 밝고 힘차며 혁신적이지만 반대로 한 국가가 멸망할 때는 해가 지는 저녁과 같이 어둡고 탈진하며 퇴폐적이게 된다.
외국의 침략에 의하던, 국내에서의 역성혁명에 의하던 나라가 멸망할 때에는 비극적 현상이 일어나며, 특히 왕조시대에 있어서는 피를 부르는 참화를 동반하게 된다. 우리나라 삼국시대부터 조선조까지 다섯 왕조의 마지막 임금들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삼국 가운데 가장 먼저 멸망한 것은 백제(百濟)이다. 기원전 18년에 온조왕(溫祚王)에 의해 건국된 백제는 31대 678년 만에 나당(羅唐) 연합군에 의해 폐망하였다. 해동증자(海東曾子)라고 불리웠던 의자왕(義慈王)은 후에 방탕하고 무력한 왕으로 바뀌어 성충(成忠)․계백(階伯) 같은 충신과 장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기 660년 8월 2일 부여(扶餘) 사비성(泗沘城)에서 신라 김유신(金庾信)과 당 소정방(蘇定方)의 연합군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삼천 궁녀를 백마강에 수장시키고 본인은 태자와 대신 및 백성 등 12,807명을 데리고 당나라 수도 낙양(洛陽)으로 압송되었다. 당의 고종(高宗)으로부터 사면을 받았으나 며칠 뒤 병을 얻어 만리 타국에서 서거하였으니 60대 중반의 연세였다.
백제가 망하고 나서 8년 뒤인 668년에 고구려(高句麗)가 멸망했다. 기원전 37년에 동명성왕(東明聖王) 고주몽(高朱蒙)에 의해 세워진 고구려는 만주 일대를 무대로 한 강력한 국가였으나 28대왕 705년의 역사를 남기고 무대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마지막 임금인 보장왕(寶藏王)은 642년 연개소문(淵蓋蘇文)에 의해 왕으로 추대된 이래 27년간 마지막 임금의 자리를 지켰다. 연개소문 사후 그 아들들 간의 분쟁이 심해진 가운데 역시 신라와 당의 연합군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으니, 668년 9월 21일이었다. 보장왕은 대신과 백성 등 20여만 명과 같이 당나라로 압송되었으며, 그 곳에서 고구려의 부흥을 도모하다가 쓰촨성(四川省)에 유배되었다. 고구려가 망한지 14년이 지난 682년 6월에 타국땅 당나라에서 병으로 서거하였다.
이러한 삼국통일은 신라의 승리로 이루어졌으며, 그 이후 260년간 계속되었다. 그리하여 기원전 57년에 박혁거세(朴赫居世)에 의해 세워진 신라는 56대왕 992년을 지켜온 대단한 왕조였다. 그러나 후기에 와서 국력이 쇠약하고 왕권이 흔들림에 따라 새로운 삼국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918년 21세 때 후백제의 견훤(甄萱)에 의해 추대된 경순왕(敬順王)은 재위 18년간 신라의 최후를 마무리 한 임금이었다. 대세의 기울어짐을 간파하고 백성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하여 935년 11월에 고려 태조 왕건(王建)에게 신라 사직을 바치었다. 왕건의 장녀인 낙랑공주(樂浪公主)와 결혼하여 정승공(正承公)의 벼슬과 경주 사심관(事審官)의 자리를 가지고 81세까지 살다가 978년 4월 4일에 서거하였다. 묘소는 현재 경기도 연천군(漣川郡) 백학면(白鶴面) 고랑포리(高浪浦里)에 있으며, 사적 244호로 지정되어 있다. 망국의 임금 가운데 여생을 가장 편안하고 다복하게 지낸 이 분은 이 글을 쓴 필자의 39대 직계 선조인 휘 부(傅)이시다.
다음 왕조인 고려는 34대왕 475년간 유지돼온 불교국가였다. 몽고의 원(元)나라 지배로 피폐해진 말기에 마지막으로 등극한 임금이 공양왕(恭讓王)이었다. 휘가 요(瑤)인 그는 44세 되던 1389년에 이성계(李成桂) 장군에 의해 왕으로 추대되었다가 4년 뒤인 1392년 7월에 역시 이성계에 의해 폐위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공양군(恭讓君)이라 하여 강원도 원주(原州)에 유배되었다가 2년 뒤인 1394년에 삼척(三陟)에서 살해되었으니, 당시 나이 50세였던 것이다. 여기 소개된 왕들 가운데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분이었다.
우리나라 마지막 왕조인 조선은 27대왕 519년을 이어오다가 처음 외국에 의해 멸망된 나라였다. 이 최후의 왕조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한 임금이 순종(純宗)이었으니, 휘는 척(坧)이고 33세이던 1907년이었다. 재위 4년만인 1910년 8월 29일에 국권을 일본 제국에 넘겨주고, 이왕(李王)이란 호칭을 가지고 창덕궁(昌德宮)에 거주하기에 이르렀다. 퇴위 후 16년만인 1926년 4월 25일에 한 많은 생애를 마치고 유능(裕陵)에 안치되니, 당시 보령이 52세였다.
인류역사의 변천과 왕조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인간사회의 희비쌍곡선이 갖는 운명적 상호관계를 깊이 있게 생각해본다. ‘봄 풀은 해마다 새롭게 푸르건만 왕손은 한 번 가서 다시 오지 않는구나[春草年年綠 춘초연년록 王孫歸不歸 왕손귀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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