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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브리스(Hubris)

2020년 02월 28일(금) 17:18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호서남총동창회 회장

ⓒ (주)문경사랑

 

영국의 사회학자 제임스 프레이저가 저술하여 1890년 발행된 초판이 영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황금가지’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고마운 미개인 조상들’이라는 공감 가는 내용이다.

현대인이 보기에 고대인들은 미개하고 미욱한 듯 보이지만 그들로 해서 우리의 삶이 윤택할 수 있고, 그래서 그들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 역시 고대 그리스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스 신화를 통하여 사랑과 욕망, 질투와 배신, 탄생과 죽음, 모험, 오만과 속임수, 탐욕과 절망, 저주와 살해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거나 적어도 주위에서 듣고, 보고 느끼는 현실에 적용 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인간이 주제넘게 신에게 대들거나 신의 영역을 넘보는 짓을 휴브리스(Hubris)라고 한다. 아놀드 토인비는 이를 오만이라고 불렀다. 역사를 바꾸는데 성공한 창조적 소수자가 그 성공으로 교만해지고, 추종자들에게 복종만을 요구하며, 인(人)의 장막에 둘러 싸여 지적․도덕적 균형을 상실하고, 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판단력까지 잃게 되는 현상이 토인비가 말하는 휴브리스다.

그런데 휴브리스 상태가 되면 Ate(거친 행동, 하지 말아야할 행동)로 나타나고 Ate를 반복하다보면 Nemesis(보복의 신에 의한 징벌이나 보복)를 받는 것을 그리스 신화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Hubris→Ate→Nemesis Cycle(순환구조)이라 한다.

Nemes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으로 인간과 신들의 분수 넘치는 행동에 끊임없이 화를 내고, 지나친 행운이나 성공으로 오만해 지면 어김없이 벌을 내렸다. 제우스조차 두려워한 이 여신은 모든 신에게 생명과 죽음을 내리는 여신이라 하여 ‘피할 수 없는’이란 뜻을 가진 아드라스테이아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밤하늘을 보면 W자 모양의 유명한 별자리가 있다. 바로 카시오페이아의 자리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시오페이아는 에티오피아의 왕비였다. 카시오페이아는 사방에 자신이 아름답다고 떠들고 다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고 치자. 주위에 사람들이 왕비를 부추겨 카시오페이아는 점점 오만해져서 바다에 사는 요정 님프보다 자기가 더 아름답다고 떠들기에 이르렀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님프들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내 암피트리테를 찾아가서 카시오페이아를 고발했다.

그러니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에게 싫은 소리를 했고, 이 말을 들은 포세이돈은 왕비의 딸인 안드로메다를 바다 괴물에게 바치게 했으나 지나가던 그리스의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안드로메다가 구출되게 되었다.

그러나 카시오페이아는 포세이돈에게 용서 받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있던 카시오페이아를 걷어 차 바다에 떨어 드렸고, 그 모습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었으며 하루 중 절반은 거꾸로 의자에 매달린 채 하늘에서 벌을 받게 하였다.

역사는 돌고 돌아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진행형이다. ‘민주당은 빼고’라는 칼럼을 썼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게재한 신문사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민주당 지도부의 오만, 조국 사태 당시 조국백서를 집필하겠다며 국민의 여론과 동 떨어진 조국장관을 옹호한 김남국 변호사를 조국 수호를 비판했던 금태섭 의원이 있는 강서갑에서 경선을 시키려 했던 민주당의 또 다른 오만,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막는 일에만 매진하여 법과 상식을 계속 무시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오만, 전국이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국민들은 근심에 빠져 있는데,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기념 청와대 축하연에서 문대통령 내외의 파안대소는 근거 없는 자신감(근자감)에서 오는 오만으로 비쳐 지기도 했다.

오만은 보복과 응징으로 나타나는 것이 그리스 신화의 교훈이니 그것이 과연 4.15. 총선에서 나타날 것인가? 그리스 신화에서 현 집권 세력이 배우기를 바라며 제발 겸손해 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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