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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사(歸去來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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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화) 17:3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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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귀거래사≫는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글’ 이라는 뜻인 데, 중국 동진(東晉)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대표적 작품으로서 육조(六朝) 시대에 으뜸가는 명문으로 인정되고 있다.
도연명은 왕희지(王羲之, 307~365)와 고개지(顧愷之, 344~406) 등과 함께 후한(後漢) 멸망 후 수(隋)의 통일까지에 있었던 오(吳)․동진․송(宋)․제(齊)․양(梁)․진(陳) 등 육조의 문화를 대표하는 학자였다. 도연명은 365년 동진의 애제(哀帝) 5년에 심양(潯陽)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잠(潛)이었다.
도연명의 나이 41세이던 405년 동진 의희(義熙) 1년에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가 되었으나 80여일 만에 ≪귀거래사≫를 남겨놓고 관직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가 사직하고 귀향한 동기에 대해서는 두 개의 다른 기록이 있다.
하나는 본인이 ≪귀거래사≫ 서문에 쓴 바와 같이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양(梁)나라 소명태자(昭明太子)인 소통(蕭統)이 지은 ≪도연명전(陶淵明傳)≫에 나와 있는 연유이다. 즉, 감독관의 순시를 의관속대(衣冠束帶)하고 영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서 오두미(五斗米, 다섯 말의 쌀)의 적은 녹봉을 위해 향리(鄕里)의 소인(小人)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여 떠났다는 것이다.
≪귀거래사≫는 모두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시구의 끝 글자에 다는 각운(脚韻)을 다르게 밟고 있다.
제 1장은 관리생활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정신 해방으로 간주하여 읊었고, 제 2장은 그리운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녀들의 영접을 받는 기쁨을 그렸으며, 제 3장은 세속과의 절연선언(絶緣宣言)과 함께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담았고, 제 4장은 전원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이 글은 도연명의 기개와 함께 세속과의 결별과 은둔을 선언한 작품이자 자연미를 노래한 서경시(敍景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원생활을 그리워해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글과 시와 노래가 많이 있어 왔으나, 여기서는 시조 한 수와 가요 한 곡만 인용코자 한다.
“귀거래 귀거래 말뿐이오 간이 없네/전원이 장무(將蕪)하니 아니가고 어찌할꼬/초당(草堂)에 청풍명월은 나명들명 기다리나니.”
‘돌아간다 돌아간다 말만 할 뿐이지 실제로 가는 사람은 없구나. 논밭과 산이 점점 거칠어지니 아니가고 어찌할 것인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초당을 나고 들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이런 내용으로 된 이 시조는 호가 농암(聾巖) 또는 애일당(愛日堂)인 이현보(李賢輔, 1467~1555)가 지은 것이며, 그는 조선시대 세조(世祖) ~ 명종(明宗) 때의 문신으로서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의 벼슬까지 하고 말년에는 고향인 경상도 예안(禮安)으로 내려가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던 것이다.
가요로는 정진성 작사․작곡을 나훈아가 부른 ≪너와 나의 고향≫ 이란 노래가 있다.
“미워도 한 세상 좋아도 한 세상/마음을 달래며 웃으며 살리라/바람따라 구름따라 흘러운 사나이는/구름 머무는 고향땅에서 너와 함께 살리라.”
오래도록 낯선 타향을 떠돌던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 싶다는 애절한 심경을 표현한 가사이다.
도연명 같이 누이동생이 죽었거나 정장의 관복을 입어야 하거나 하는 일이 없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특히 나이가 들어서는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여우도 죽을 때는 자기가 태어났던 곳을 향해 머리를 언덕에 둔다고 하여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도 있다. 갈래야 갈 수 없는 북한 실향민들의 망향지심(望鄕之心)은 참으로 애절한 단장의 심경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이제 내 나름의 ‘귀거래사’를 한 편 써놓고 고향 문경으로 돌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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