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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死)의 찬미

2019년 12월 10일(화) 16:18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사의 찬미≫라는 구슬픈 가요가 있는데 그 1절은 다음과 같다.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너는 무엇을 찾으려 왔느냐/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평생/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이 노래에는 애달픈 사연이 어려 있으니, 주인공 윤심덕(尹心悳)의 이야기다. 1897년 평양에서 태어난 윤심덕은 음악을 전공하여 가수가 되었다. 서울과 동경을 오가며 가수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그는 기혼자인 김우진(金宇鎭)과 깊은 사랑에 빠진다.

김우진이 지은 가사를 이바노비치가 작곡한 곡조에 갖다 붙인 ≪사의 찬미≫를 가지고 애인과 같이 일본에 갔다. 일축(日蓄)레코드에 동생 윤성덕의 피아노 반주와 윤심덕의 노래로 ≪사의 찬미≫를 취입하였다.

그리고 애인과 같이 시모노세키(下關)의 관부연락선(關釜連絡船)인 도쿠주마루(德壽丸)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대한해협의 푸른 바다 위에서 함께 현해탄(玄海灘)에 몸을 던져 투신하니, 때는 1926년 8월 4일이고 그의 나이 30세였다. 그가 불렀던 ≪사의 찬미≫의 노래 가사처럼 모든 것을 체념한 마음으로 삶을 마감했던 것이다.

찬미라는 말은 기리어 칭송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사, 곧 죽음 자체가 찬미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아무리 긴 생애를 살아도 그리고 아무리 하찮은 삶을 살았어도 죽음에 임해서는 누구나 서럽고 아까워한다.

죽음이 찬미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러면 비난과 저주와 증오의 대상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와 같이 죽음은 필연적 자연현상의 하나이므로 찬미의 대상도 비난의 대상도 아니고 오로지 비통과 애석의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수 윤심덕의 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그의 투신자살을 찬미하지 않고 애통하게만 생각하게 된다. 죽음에 대해 찬미를 보내는 경우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오복을 누리며 여한 없이 살다가 별 고통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할 때이며, 이 경우 많은 사람은 이 죽음을 축복하고 경하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의 경우로 남에게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처신을 많이 하여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바라고 환영하기 때문에 그가 죽었을 때는 찬미와 함께 축제의 분위기가 조성된다. 말할 것도 없이 앞의 경우에 해당되는 찬미의 죽음을 맞이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가수 윤심덕은 체념과 허탈과 무욕(無慾)의 경지를 담은 ≪사의 찬미≫라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 결합할 수 없는 연인과 함께 자기가 찬미한 죽음을 스스로 택하여 이승을 하직한 극적인 삶을 살다간 비련의 주인공이다.

이로서 그는 우리 사회의 현대사에서, 그리고 우리 가요사에서 획기적 사건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유명해졌지만 그의 극적인 죽음에 대해 찬미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윤심덕은 이렇게 살다간 사람이 아니라 다른 가수들처럼 정상적으로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많은 노래를 불러 후세까지 남겨주는 그런 온전한 사람이다. 나는 정상궤도를 따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건전한 삶을 살다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을 선호하고, 또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죽음은 신체와 영혼의 활동 및 기능이 정지되는 순간이며 종교적으로는 영혼이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들어가는 찰나이다. 저승으로 들어간 다음의 상황은 잘 모르겠으나 이승에 있어서의 죽음은 모든 게 끝이다.

‘개관사정(蓋棺事定)’은 죽어 시체를 관에 넣어 뚜껑을 덮은 후에야 비로소 그 사람의 살아 있을 때의 가치가 올바로 결정된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사의 찬미’라는 말이 죽음 자체를 찬미하기보다 찬미 받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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