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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2019년 12월 10일(화) 15:38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그 직원 퇴직했어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언젠가 함께 근무했던 직원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뜬금없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 직원과 함께 근무한 것은 7,8년 전이었다. 그는 ㄱ시(市)에 소재하는 청(廳)에서 우리 청으로 전입을 왔었다.

그는 말이 없었고 직원들과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그를 비난하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알지 못했으나 직원들은 그를 이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주위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듯 했다.

“절대 손해를 보려고 하지 않아요.”

그 직원의 부서장으로 있을 때였다. 부서 직원의 부재(不在)로 업무를 새로 분장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직원들과 상의하여 단위업무를 하나씩 배분하였다. 그런데, 그 직원을 배려하였음에도 마뜩하게 받아들이는 표정이 아니었다. 결국 다른 직원들과 다투는 지경까지 갔었다는 말을 들었다.

언젠가 그와 당직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는 직원들에 대한 말을 하지 않고 일부러 피하는 듯하였다. 그도 직원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했다.

원 소속청에서 우리 청에 온 이유도 직원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일 때문이라고 들었었다. 얼마 뒤 그는 소속 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직원들과 여전히 불화(不和)를 겪고 있다고 들었었다.

그의 이름으로 직원검색을 하여보았다. 동명이인이 몇 있었으나, 그는 없었다. 직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의 소식을 전한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나갈 때도 좋지 않게 나간 것 같아요.”

그는 어쩌면 원치 않은 상황 앞에서 황망하게 떠난 것은 아니었을까.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에세이에서 법정스님은 겨울이 오는 무렵, 채소밭을 정리하며 이렇게 글을 시작하였다.

“여름 날 내 식탁에 먹을 것을 대주고 가꾸는 재미를 베풀어 준 채소의 끝자락이 서리를 맞아 어둡게 시들어 가는 것을 그대로 두는 것은 가꾸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그렇다. 오이넝쿨과 고춧대와 아욱대 등과 같은 한갓 채소의 마무리도 그럴 진데, 정작 이를 가꾸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마지막이 황망하고 허술한데서야 어찌할까.

어찌되었던 그는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또 다른 세상에 새롭게 펼칠 꿈을 꾸었을 것이다.

법정스님은 그가 지은 글의 끝부분을 이렇게 이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늦가을 서릿바람에 저토록 무성한 나뭇잎들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 빈 가지에 때가 오면 또 다시 새잎이 돋아날 것이다.”

결국 마무리와 시작은 별개가 아니다. 무너져 내린 나뭇잎의 빈 가지에서야 새잎이 돋아나는 것이며 꽃도 피고 열매가 맺는다. 그래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법정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이렇게 정의하면서 마무리하였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혹여 그가 원치 않은 퇴직을 하였더라도, 법정스님의 글 ‘아름다운 마무리’처럼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생각과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해의 마지막 달이다. 이번 휴일에는 뒤뜰에 그대로 내버려둔 마른 호박 넝쿨들을 거두어야겠다. 그건 가꾸는 사람의 도리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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