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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義賊)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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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31일(금) 18:10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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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데 쓰는 의로운 도적을 의적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적은 나라에서 볼 때는 국가의 법률을 어기고 사회의 질서를 문란케 하는 도둑이므로 처벌의 대상이 되지만 일반백성,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에게는 고맙고 정의로운 영웅처럼 느껴져서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동정심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의적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많이, 그리고 오래도록 전해져 오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큰 도적은 아마 중국의 도척(盜跖, 盜蹠)일 것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 사람으로서 대부(大夫)인 유하혜(柳下惠)의 동생이었다. 형은 현인(賢人)이라 불리우는데 그 아우는 대도(大盜)가 되었던 것이다.
9천여 명의 무리를 모아 제후(諸侯)들을 공격하고 약탈하는 등의 포악한 짓을 하여 본명은 없어진 채 도척이라 불리었다. 가난한 사람의 재물은 취하지 말라는 등의 ‘도적의 윤리’를 정하여 부하들로 하여금 엄수케 하고, 또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하여 의적이란 칭호를 얻기도 하였다.
영국에도 의적이라 불리운 사람이 있었으니, 로빈 후드(Robin Hood)이다. 활의 명수인 그는 영국 중세시대의 전설적 의적이었다. 영국왕인 리처드 1세(Richard Ⅰ, 재위 1189~1199)때, 노팅검(Notingham)주 셰우드(Sherwood)란 숲에 근거지를 두고 관원을 혼내주고 욕심 많은 성직자들의 돈을 빼앗아 빈민에게 나누어주어 민중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소설과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진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도 3대 의적이 있었으니, 모두 조선시대에 나타난 사람들이다. 제10대왕인 연산군(燕山君, 재위 1494~1506)때의 홍길동(洪吉童, 洪吉同)과 제13대왕인 명종(明宗, 재위 1545~1567)때의 임꺽정(林巨正), 그리고 제19대왕인 숙종(肅宗, 재위 1674~1720)때의 장길산(張吉山)이 그들이다.
홍길동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도 몇 번 이름이 오른 실존인물로서, 허균(許筠)이 지은 소설 ≪홍길동전(洪吉童傳)≫의 모델이 된 주인공이다. 홍판서(洪判書) 대감의 서출(庶出)로 태어나 신분에 대한 불만을 품고 가출하여 도적이 되었다.
충청도 일대에서 신출귀몰한 재주로 활약하면서 도적떼의 두목이 되어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어 의적이란 소리를 들었다.
가짜로 당상관(堂上官) 의장(儀章)을 하고 관부에 드나들며 지방수령과 권농(勸農)·이정(里正) 및 유향소(留鄕所) 품관(品官)들의 대접을 받기도 하였다. 훗날 의금부(義禁府)에 체포되어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으니, 때는 연산군 7년인 1500년이었다.
그러나 ≪홍길동전≫에서는 나라로부터 사면을 받고 멀리 무인도로 부하들을 데리고 가서 낙원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임꺽정은 경기도 양주(楊州)출신의 백정으로 힘이 장사이며 황해도 및 경기도에서 활약한 대도(大盜)이자 의적이었다. 양반행세를 하고 당상관 복장으로 한양 한복판을 횡행했으며, 한 때 문경새재까지 진출했다. 황해도 재령(載寧)서 잡히어 사형이 집행되니 명종 17년인 1562년이었다.
또 한 사람의 의적인 장길산은 조선 후기 숙종 때, 광대 출신으로 매우 용맹하여 황해도 일대에서 활약한 도둑의 괴수였다. 관군을 피해 평안도 양덕(陽德)에 가서 세력을 키우고, 다시 함경도 서수라(西水羅)로 옮겨 인삼 장사도 하였다. 한 때, 몇몇 사람과 거사(擧事)를 도모하기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끝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의적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 바, 서얼(庶孼)이나 천민 등 낮은 계급의 출신이라는 것, 당시 국가와 사회체제에 불만이 많았다는 것, 공권력이 약하고 사회질서가 문란했다는 것, 관청이나 부유층을 응징하고 재물을 탈취했다는 것, 가난한 백성을 도와주어 많은 사랑과 동정을 받았다는 것 등이다.
그래서 이들 의적들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미화되어 전설로 오래도록 전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어왔던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의적을 잡아 죽이려고만 하지 말고 통치를 잘 하고 사회제도를 개선하여 의적 자체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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