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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

2019년 04월 08일(월) 09:11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요즘 출근 길 반재이 도랑 주변이 환하다. 추운 겨울 메마른 듯한 벚나무에 꽃이 핀 것이다. 며칠 사이 갑자기 벌어진 일이다.

그 벚꽃의 개화로 우리 지역에 봄이 왔음이 선포된 셈이다. 당교(唐橋) 부근 신호등 사거리 언덕에도 개나리가 환하게 피었다.

김천으로 가는 국도 주변의 야산에는 얼핏 보아서는 잘 보이지 않는 진달래가 만개하였다.

상주와 김천도 봄꽃이 활짝 피었다. 상주의 북천 둔치와 김천의 연화지에는 벚꽃이 가득하다. 그 꽃을 따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가만히 보면, 꽃만 핀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옷도 여러 색으로 피어나고 있다. 짙고 어두운 검정색에서 밝고 연한 다양한 색으로 변하고 있다. 봄꽃은 사람의 옷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 어머니는 봄이 되면 연분홍 치마에 개나리색 저고리를 입혔어요.”

봄날 무렵, 일흔이 넘은 어느 노(老) 비구니 스님으로부터 들은 옛 이야기 한 자락이다. 노스님은 충남 온양읍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고 했다.

새해를 맞이하면 마을의 아낙네들은 옷을 짓기에 바빴다. 가족들 옷을 두벌씩 지어야했기 때문이다.

밤이면 다듬이 소리가 집집마다 들려왔는데, 재미있는 것은 한 집에서 내는 다듬이 소리는 다른 소리와 부딪힘이 없이 화음(和音)을 낸다는 것이다.

노스님은 이렇게 덧붙이며 말하였다.

“그런 음악이 또 없을 거야.”

며칠간의 밤샘작업으로 두 벌의 옷이 만들어지면 설날에 입을 옷과 정월대보름에 입을 옷으로 나누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여전한 겨울이다. 그래서 솜을 얇게 펴 넣은 검정색 치마와 흰색 또는 자주색 저고리 일색이다.

하지만 봄이 되면 달라진다. 각각의 색으로 단장한 봄꽃은 그들 고유의 색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때 사람들은 옷을 물들일 색을 꽃에서 찾는다.

그래서, 진달래꽃에서 취한 연분홍색을 옷감에 물들여 치마를 만들고 개나리꽃으로 저고리 옷감을 염색한다. 여자아이들은 가볍고 하늘거리는 그 예쁜 옷을 입고 그네를 탄다.

“그 모습을 보고 짓궂은 사내아이들이 싸리나무 가지를 꺾어 치마를 들치려고 장난을 쳤지.“

아아, 열두 살 어린 소녀의 가냘픈 손이 치마를 움켜잡는 그 회상(回想)은 봄꽃 피는 지금 봄날에만 가능할 터이다. 노스님의 얼굴에는 아련함으로 엷은 열기가 잠시 머물다 지나간다.

가수 백설희는 ‘봄날은 간다’에서 이렇게 노래 불렀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노래에서 말하듯, 우리 옛 여인들은 이즈음 봄날 무렵에는 연분홍 치마를 즐겨 입었던 듯하다. 노래는 이렇게 이어진다.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아마도 그때 씹던 옷고름의 저고리는 노란 개나리꽃 색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여인은 그리운 님과 맺은 알뜰한 맹세를 떠올리며 저 성황당 고갯길을 넘었을 것이다.

“유월 창포가 필 때에는 그 꽃으로 남색 치마를 물들여 입었는데, 이처럼 우리 옛 사람들은 계절에 피던 꽃으로 옷 색을 정했어요.”

노스님은 옛 회상을 마무리하듯 이야기를 맺었다.

이제 며칠 동안 반재이 도랑은 벚꽃 구경을 하러 온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사람들의 옷은 기대처럼 가볍지만은 않다. 꽃샘추위가 봄을 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거리에서 연분홍 치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개나리꽃 노란 블라우스도 함께 말이다. 아니, 그렇게 보기를 바란다. 봄날이 가기 전.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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