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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반(行飯)과 익반(益飯)

2019년 02월 11일(월) 08:39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설 연휴 마지막 날 안해와 함께 가까운 절을 찾았다. 절 마당에는 사람들이 고즈넉한 겨울 산사를 감상하고 있었다. 마침 아는 이가 보였다. 반갑게 새해 인사를 나누었다. 함께 다실에 들어갔더니 그곳에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원주스님께 절을 하고 덕담을 나누었다. 은우(恩雨) 큰스님 안부를 여쭈니 대웅전에서 정초(正初)예불을 드리는 중이라고 했다.

“아마 네 시에 예불이 끝날 거예요.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요.”

여든에 가까운 노스님이 적지 않은 시간 혼자서 예불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이다. 수많은 법랍(法臘) 동안 일상의 수행과 정진이 여여(如如)하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행자시절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경을 읽었는데 졸음이 와서 많이도 혼났어요.”

충남 아산 세심사에서 출가한 큰스님은 법련스님을 스승으로 모셨다. 당시 은사스님의 외조카였던 일타 큰스님이 절을 자주 찾곤 하였는데, 그때 큰스님으로부터 경전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때의 인연이 승려생활의 버팀목이 되 주었다.

큰스님은 70년대 후반 윤필암으로 절을 옮겼다. 대성사의 암자인 윤필암은 청도 운문사 등과 같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비구니 선원 사찰이기도 하다. 몇 년 뒤 쇠락한 윤필암을 중창(重創) 불사하려고 했을 때 자신을 격려한 사람은 일타 큰스님이었다고 한다.

“고추장, 된장단지 만지지 말고 정진하며 살라고 공부 조금 시켰더니 불사한다고 돌아다니느냐? 그래도 독살이 주지보다는 대중 외호하고 사는 게 낮지. 열심히 잘 해라.”고 하시면서 권선문까지 써주었다고 한다.

그 덕분이었을까. 다 쓰러져가던 당호 두 채만 남았던 윤필암은 지금 선원을 갖춘 어엿한 비구니 가람으로 변모하였다.

“산에 물이 귀했어요. 물길을 찾기 위해 산신각 아랫부분을 팠는데 물이 나오는 거예요.”

예불을 마친 은우 큰스님이 윤필암 중창 당시를 회상하듯 그때의 일들을 말하였다. 큰스님은 상좌스님을 여럿 두었다. 늘 호미를 들고, 그들과 함께 밭과 황무지를 일구어 관음전과 사불전을 세웠다.

그리고 바위가 많아 뱀들이 많았던 계곡 가에 흙을 채워 지반을 다져 다실과 후원을 짓고 꾸미었다. 그렇게 삼십 년 동안 불사에 힘써온 큰스님을 상좌들과 신도들은 ‘호미스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 큰스님은 윤필암을 떠나 있다.

큰스님이 자세를 바로하고는 정색하듯 말하였다.

“절집 공양 풍습에 행반(行飯)과 익반(益飯)이라는 말이 있어요.”

공양(供養)을 하게 되면 행자가 대중스님들에게 밥과 음식을 차례로 나누어주게 된다. 이를 행반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늘 마지막에 밥이 남게 된다. 스님들이 다른 스님을 위해 자기 것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때 남은 밥을 다시 나누게 되는데, 이를 가반(加飯) 또는 익반(益飯)이라고 한다. 살펴보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밥’이라는 이 뜻은 그래서 의미가 새삼스럽다. 이는 다른 음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큰스님은 이를 대중스님들의 배려심 때문이라고 한다. 절 생활하는 이들의 덕목인 배려심의 드러남이 저 ‘행반과 익반’이다. 그러나, 큰스님은 누구보다 함께 고생해온 상좌들에게 이와 같은 배려심을 제대로 드러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문득, 새해 큰스님의 법문을 듣다가 옆에 앉은 안해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행반과 익반’은 절집 풍습만이 아님을 알았다.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덜어주는 것은. 그래,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임에야.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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