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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도는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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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 18일(금) 17:48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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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장 중요시하는 자연적 욕구가 먹는 것이다. 먹어서 영양분을 취해야 생존을 유지하고 활동을 전개하며 후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생물은 이러한 먹이생활을 자연의 섭리에 부응하여 행하지만 인류만은 인간고유의 지혜를 활용하여 먹는 것의 생산과 제조 및 요리의 기술과 방법을 인간에게 편리하고 유익하게 계속 발전시켜 왔던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것이 주된 음식인 오곡(五穀)을 찧고 빻고 하여 먹기 좋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인류가 처음 개발한 주곡(主穀)의 처리 방법은 절구였다. 최초에는 통나무로 만들었고 다음에는 돌을 이용했으며 나중에는 쇠를 부어 만든 것으로 속을 우묵하게 파서 거기에 곡식을 넣고 공이로 찧거나 빻는 도구이다. 아직도 농촌 가구에는 그대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개발된 도구는 디딜방아이다. 사람이 발로 디디어 곡식의 껍질을 벗기거나 가루로 만드는 방아로서 손절구 보다는 좀 더 많은 양의 곡식을 처리할 수 있다. 이 역시 깊은 산골에는 아직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리고 다음에 나타난 것이 물레방아이다. 손과 발로 하던 노동력에서 물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으로 발전한 것이다. 물레처럼 돌려서 공이를 오르내리게 한다고 하여 물레방아라고 하는데, 또한 물로 돌리는 방아라는 뜻에서 물방아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수차(水車) 또는 수대(水碓)라고 하며, 영어로는 물방앗간의 뜻으로 워터 밀(water mill)이라고 한다.
이 다음에 전기가 들어와서 출현한 것이 기계로 돌아가는 정미소(精米所)였으며, 이로 인해 물레방아는 점차 살아져서 지금은 박물관 같은 곳에 역사적 유물로 조금 남아 있을 뿐이다.
나의 집안은 물레방아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조부께서 문경시 흥덕동 앞을 흐르는 영강(穎江)가에 물레방아를 설치하고 방앗간 사업을 시작했다.
흥덕과 창리 사이에 있는 장밭들에서 나는 곡식들의 대부분을 여기서 찧었고 그래서 생활도 상당히 유족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일제의 지배하에 들어가고 이곳에도 전기가 들어 왔으며, 이에 따라 기계정미소가 출현함으로써 물레방아의 이용도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어린 아버지는 미쳐 정미소가 들어서지 않은 가은(加恩)의 희양산(曦陽山)아래로 가서 봉암사(鳳巖寺)의 백운대(白雲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 옆에 새로운 물레방앗간을 오랫동안 운영하였다.
그러나 이곳도 정미소의 진출로 더 이상의 방앗간 유지가 어려워 이를 폐지하고 흥덕으로 내려와 어려운 생활로 들어섰던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이야기다. 후일 부모님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가은 희양의 그 곳에 가서 개울 속에 쳐박혀 있는 당시의 물레방아에 붙어 돌던 큰돌바퀴를 발견하였다. 가져오려고 했으나 너무 무거워 움직이기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그냥 거기에 두었다. 언젠가 적당한 곳으로 옮겨오기를 바라고 있다.
물레방앗간은 일반적으로 마을에서 좀 떨어진 으슥하고 조용한 곳에 있어 연인들이 만나고 독립운동가가 숨으며 도둑이 쉬어가기도 한다. 따라서 애환이 서리고 사건도 생기며 전설도 전해온다. 우리 민족의 산업사요 농촌사이며 생활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한다. 그래서 소설과 영화의 현장이 되기도 하고 노래의 주제로 불리우기도 한다.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 박재홍 노래의 ≪물방아 도는 내력≫은 다음과 같은 애절한 2절로 되어 있다. “서울이 좋다지만 나는 야 싫어/흐르는 시냇가에 다리를 놓고/고향을 잃은 길 손 건너게 하며/봄이면 버들피리 꺾어 불면서/물방아 도는 내력 알아보련다.”
언젠가 우리 집의 옛 물레바퀴를 찾아와서 우리 민족의 생활과 우리 가정의 애환이 깃든 물레방아의 내력을 알아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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