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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영토분쟁(49): 아시아의 영토분쟁-쿠릴(Kuril)열도 분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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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3일(화) 09:17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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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역사의 수레바퀴’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냉혹해서 개인들이 이 바퀴에 끼이면 아무리 훌륭하고 아무리 잘 생기고, 그 수(數)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냥 사라지고 만다는 이야기를 기억한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격동과 혼란의 시기가 많았던 나라에서는 이런 슬픈 이야기가 넘쳐 난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이 당한 비극이 그러하고, 해방 이후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당한 비극적인 상황(우리 문경은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 피해지역 아닌가?)이 그러하고 민족의 비극 ‘6.25전쟁’의 과정에서 당한 많은 일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한 사람의 목숨은 지구의 무게를 지닌다’라는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우리는 수없이 많은 또 좋은 사람들을 잃었다. 설사 잃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슬픔을 안고 살고 있고, 그런 슬픔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보내고 있다.
한 사람의 목숨이 지구의 무게와 같다는데도 말이다! 나라 밖에서도 그랬다. 1,2 차 세계 대전에서 숨진 수천만명의 생명이 그러하고, 나찌 독일에 의해 생명을 앗긴 수백만 유태인이 그러하고, 그 밖의 크고 작은 전쟁에서 사라진 사람들은 왜, 무엇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까? 21세기, 이런 슬픔이 지금은 없어질 때도 됐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수많은 희생자를 요구하고 있다.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의 수백만에 이르는 난민들, 미얀마의 로힝야족, 아프리카의 많은 생명들, 이들도 그 뿌리를 파고 보면 19세기와 20세기 강대국들이 뿌린 ‘침략과 약탈의 씨앗’ 때문에 지금 고통을 받고 있다. 영유권을 둘러싼 힘 겨루기도 그렇다. 그래서 ‘역사의 수레바퀴’라는 말을 곰곰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서 주인이 바뀌는 과정을 살아온 우리 민족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지금도 러시아 영토 사할린 섬에는 2~3만명의 우리 민족이 살고 있다(외무부, 재외동포현황, 2017). ‘사할린 고려인’(Sakhalin Koreans) 혹은 ‘사할린 한인’이라고 불리는 우리 민족이다. 이들은 1863년부터 시작된 함경도 일대의 흉년을 피해 연해주(沿海洲)로 이주해 간 조선인들의 후손들, 일제 초기 일본 땅이었던 사할린 남부(일본명: 미나미가라후토,南樺太, 북위 50도선 이남)로 건너간 식민지 백성의 후예들도 있지만,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제에 의해 강제로 혹은 속아서 동원된 근로자들의 후손들이 대다수이다.
4세대까지 태어났다. 1945년 2차 대전이 끝나고 일본은 일본 국적의 일본인 38만명은 송환했다(1946~1949). 중국인도 돌아갔다.(1947 여름). 그러나 조선 국적의 탄광 노동자 4만 3천여명은 ‘일본인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일본이나 조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일본과 한국에서 군정을 실시했던 미국은 한국의 상황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귀국 문제를 소극적으로 다루었고, 일본도 일본인과 혼인관계가 아닌 ‘조선인’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했고, 소련은 노동력의 감소를 우려해 한국인의 귀환에 소극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소련과 국교도 없었고(1990년 수교), 또 이들 대부분은 경상도나 전라도 등 남쪽 지방 출신이어서 북조선(北韓)으로 가지도 않았다. “조국이 우리를 데리러 올 것이다” 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렸지만, 조국의 발걸음은 느렸다. 일본 패망 직후 사할린의 작은 항구 <오토마리, 大泊町>(코르사코프)에서 귀국선을 기다리던 무국적자(無國籍者)인 1세대들은 “추위에 얼어 죽고, 굶어 죽고, 병들어 죽은 사람이 4천명”을 넘어섰다. 조국이 없던 그 당시 사할린으로 간 근로자 1세대 가운데는 아직도 700여명이 생존해 있다. 조국이 언젠가는 자신들을 데리러 온다고 믿으며, 한 명 한 명 숨이 사그라지면서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사할린 동포들이 작년(2017년) 7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呼訴文)을 한번 살펴본다. 이들의 마음 깊이 자리한 한(恨)의 뿌리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2017년 9월 6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귀국하는 길에 “통한의 땅, 사할린을 방문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뒤에서 오는 트럭에 태워져 사할린까지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죽은 청년, 고요한 새벽에 집으로 들이닥친 일제 순사와 친일파들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하다가 그야말로 개 패듯 두들겨 맞고 질질 끌려간 이제 사춘기를 막 지난 산골 소년, 혹독한 강제 노동을 견디다 못해 탈출하다 잡혀와 1주일 동안 일제 탄광 노무계원(勞務係員)에게 고문을 당한 끝에 평생을 불구로 살다 쓸쓸히 죽어간 경상도 출신의 어느 총각, 무덤도 없이 버려져 지금은 어느 하늘 어느 산 아래 묻혀 있는 지도 모를 흔적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사할린 강제 징용 동포들!”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사할린 동포들의 호소를 들어 주지 않았다. 어쩌면 들어줄 수 없었을 것이다. 진짜, 역사의 수레바퀴는 비정(非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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