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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심는 마음

2018년 09월 28일(금) 17:32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비가 왔다. 최근에 비가 저주 내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쓸데없는 비’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가만히 보면 오늘 내리는 비도 그런 것 같다.

신축 문경문화원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원래 개원식은 문화원 밖 야외 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 때문에 실내 행사가 불가피하여 이처럼 혼잡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2층으로 올라갔다. 노란 한복으로 예쁘게 단장한 문경문화원 여성문화연구회(회장 정정자) 회원들이 차(茶) 봉사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대접하는 접빈례(接賓禮)로 차(茶)만한 것이 없다. 곱고 맛깔스런 다식(茶食)도 더하여 격(格)까지 갖추었다.

3층에는 음악 및 풍물 공연을 위한 연습실과 여러 강의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명실상부한 지역 문화의 장(場)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들이 갖추어진 셈이다.

식(式)이 진행되는 다목적실로 향했다. 행사장 안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앞자리에는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현한근 문경문화원 원장이 보였다. 어쩌면, 오늘의 주인으로 가장 기뻐할 이다. 그래서 인지 그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행사 때마다 그렇듯 그는 오늘도 한복을 입고 있었다.

올해 문경문화원은 개원 50주년을 맞이하였다. 설립 반세기 만에 문화원 단독 건물을 갖게 된 것은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축 문화원 원사(院舍)를 채울 지역문화의 내실 있는 콘텐츠이다. 문화원은 전국서예휘호대회를 개최하여 전국의 서예인들로부터 권위 있는 대회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또한 전통예술단과 실버악단 등을 창설하여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매년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강좌를 여는 등 알찬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왔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확장된 문화적 욕구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한근 문화원장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개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새 문화원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드리고 문화도시로서의 품격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원식 후, 로비에서 서예 퍼포먼스가 열렸다. 한국시서화연구소 소장이며 성균관대 초빙교수인 소사 채순홍 선생이 예서체로 큰 글씨를 썼다. 그는 우리 지역 산양면 현리 출신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예가이다.

그가 일필휘지한 것은 “문경문화창달(聞慶文化暢達)”이라는 여섯 글자였다. 그 글씨를 보면서, 점촌동성당 작은 강당에 걸려있는 액자가 떠올랐다. 올해 부활절을 맞이하여 신부님이 쓴 ‘꽃씨 심는 마음’이라는 글씨였다. 처음 그 글씨를 보았을 때, 비 오는 날 뜰에 꽃씨를 심는 마음 착한 농부의 모습이 연상되었었다.

새 청사를 여는 오늘, ‘문경문화창달’의 씨앗이 저 ‘꽃씨 심는 마음’으로 새롭게 심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축 문경문화원 개원은 문화원 설립 100주년을 향한 장엄한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경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각자의 성명을 연서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현한근 문경문화원장이 자신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어쩌면, 오늘 ‘꽃씨 심는 마음’으로 ‘문경문화창달’이라는 씨앗을 심고 있는 마음 착한 농부가 바로 그가 아닌지 모르겠다.

밖을 보았다. 조금씩 비가 그치고 있었다. 저 가을비 덕분에 오늘 심는 저 꽃씨가 잘 자라겠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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