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가을비
|
|
2018년 09월 07일(금) 16:25 [주간문경] 
|
|
|

| 
|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서늘한 바람이 집 안에 가득하다. 가을이 왔음이다. 아침과 저녁 마당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스스로 가을의 전령임을 분명히 한다. 한여름 폭염만큼이나 요란했던 매미는 어느 덧 자취를 감추었다. 가만히 보면, 그 여름의 무한질주를 멈추게 했던 것은 가을비였다.
가을비는 폭염을 주저앉힌 공(功)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무와 꽃 그리고 풀들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그들이 한여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누구나 안다. 지금, 나무와 꽃과 풀들은 가을비로 어느 때 보다 싱그럽고 생기로워졌다.
이제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가을의 체면이 비로소 세워진 셈이다.
폭염에 쪼그려 있던 앞마당의 호박잎들은 푸르고 꼿꼿하다. 간신히 모양만 갖추었던 깻잎은 잎도 키도 커졌다. 얼마 전 심었던 가을배추도 빗물을 받아 도약(跳躍)을 준비 중에 있다. 그토록 기다렸던 비가 늦게나마 온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다.
담 밑에 칸나가 눈에 들어왔다. 봄에 심은 칸나였다. 여름 장마를 간절히 기다렸을 칸나에게 올 해 폭염은 고통이었을 것이다. 가을비에 칸나 꽃이 다시 피었다. 연붉고 싱싱한 꽃이었다. 고마웠다.
지난 휴일에도 칸나 꽃을 보았다. 산북면 창구마을 입구 언덕에 칸나가 예쁘게 피었던 것이다. 폭염 탓에 제대로 성장(盛裝)하지는 못했지만 저마다 피어있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한 달 전만해도 저 꽃들은 피어 날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마른 땅 위에 간신히 줄기만 서 있는 칸나를 보고 어떤 이는 급수통을 실어와 하루 종일 물을 주어야겠다고 했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함께 지켜보던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한 것을 안다.
사람들은 칸나에게 작은 소망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마을주민들에게 작은 음악회를 열어 기쁨을 주는 일이다. 창구(蒼邱)는 ‘푸른 언덕’이라는 의미이다. 이름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아름드리 크고 오래된 소나무들이 마을의 운치를 더하고, 돌담들이 골목을 따라 이어지며 고아(古雅)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순박한 사람들이 이웃하며 서로 사이좋게 살고 있다. 그래서, 칸나는 그들과 함께 마을의 구성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어쩌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며 기쁨을 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을 언덕에 핀 칸나를 보고 칸나의 소망을 들어주기로 했다. 가을에 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음식과 다과를 마련하여 마을주민들과 함께 즐거워하기로 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에 어울리는, 그래서 저 칸나가 마을의 일부가 되는 음악회가 되기를 소망했다. 몇몇 분들이 공연을 해주기로 하였다. 우리 지역 최고의 사물놀이 함수호씨와 ‘제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모전들소리’로 영예의 대통령상 수상에 큰 역할을 한 금명효 명창, 그리고 색소폰의 명연주자 김희정 선생님 등이 출연해주기로 하였다.
이름을 붙였다. ‘창구, 푸른 언덕 위 칸나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라는 타이틀이다. 가을비 덕분에 귀한 자리를 열게 되었다. 다가오는 9월 14일 금요일 저녁 여섯시부터다. 참, 그날은 저 가을비가 오지 않았으면 한다.
이른 아침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귀뚜라미 음악회다.
(010-9525-1807)
|
|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