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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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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28일(화) 17:49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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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근래에 ≪고장난 벽시계≫란 대중가요가 유행하였다. 윤중민 작사, 박성훈 작곡, 나훈아 노래의 이 가요는 다음과 같은 1절로 되어 있다.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 / 나를 속인 사람보다 늬가 더욱 야속하더라 / 한두 번 사랑 땜에 울고났더니 저만치 가버린 세월 /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변함없이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원한과 아까움을 담은 애절한 노래이다. 오십 세 이상의 나이에 접어들면 누구나 느끼는 감희의 피력이다.
세월은 흘러가는 시간이다. 그리고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끝없이 흘러간다. 따라서 세월은 시작된 시점도 없었고 끝나는 시점도 없을 것이다. 우주만상이 창생되기 이전부터 시간은 있었고 천지만물이 사라진 다음에도 시간은 흐르게 된다.
이와 같이 시간과 세월은 시대와 무관하고 공간을 초월하여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만고불변의 절대적 실체이다.
그런데 ‘세월이 좀먹다’라는 말이 있다. 좀벌레가 세월을 쓸어 고장을 일으켜 시간의 흐름을 일정치 않게 만든다는 뜻이다. 벽시계가 고장이 나면 사람, 즉 시계기술자가 고치면 되지만 세월이 고장이 나면 누가 고칠까?
아마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조물주만이 고칠 수 있을 것이며, 아니면 우주의 질서와 조화가 깨어지고 말 것이다. 벽시계가 고장 나도 세월은 흐르고, 지구와 달과 해가 고장 나서 가만히 정지해도 시간은 흐르지만, 세월과 시간이 고장 나면 벽시계도, 천체 모두도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인간들은 지능이 발달하면서 자기들의 편의를 위해 천체운행을 기준으로 시간단위를 설정하여 공동으로 사용해 왔던 것이다.
아침에 해가 떠서 다음 날 다시 해가 뜰 때 까지, 즉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기간을 하루, 곧 1일이라 하고, 이를 24개의 시간으로 나누며, 1시간을 60개로 나누어 분(分)이라 하며, 1분을 다시 60으로 나누어 초(秒)라 하였다.
그리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을 한 달 또는 1월이라 하며, 이는 날로 30.4375일에 해당한다. 또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 기간을 한 해, 또는 1년이라 하며, 이는 날로 365.25일에 이른다.
측정한 바에 의하면 우리 태양계가 은하계 중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은 2억 3천만년이고, 은하계가 우주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는 물경 35조 8,397억년에 이른다고 한다.
한 편 불교에서는 겁(劫, Kalpa)이라는 시간단위를 쓰고 있는 데, 1겁은 개벽과 개벽 사이의 기간을 뜻하는 것으로 43억 2천만년에 해당된다. 지구가 출현한 것이 45억 년 전이니 1.04겁에 이르고, 우주창생은 150억 년 전에 발생했으니 지금까지 3.5겁이 지난 셈이며, 은하계의 우주 공전은 8,296겁을 요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주가 생기고 나서, 그리고 인류가 출현하고 나서 세월이 고장나 시간이 더디게 가거나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옛 이야기에 보면, 어떤 사람의 애절한 요구에 부응하여 지던 해가 잠시 하늘에 멈추어 섰었다는 기적이 있었다고 하고, 아주 빠른 물체의 안에서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는 과학적 추론도 있지만 모두 현실적으로 경험하기는 어려운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을 고정된 상수(常數)로 보지 않고 바뀔 수 있는 변수(變數)로 보아 어떻게 바꾸어 보고자 하거나 흐르는 세월에 대해 너무 자신 있는 도전을 하는 것은 무리이고 만용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평범한 우리 인간은 세월이 고장 나서 천천히 가거나 아주 정지해 주기를 바라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고,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여 자연스럽게 변화해 가는 현명한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하겠다.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Time and tide wait for no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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