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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 태조의 훈요십조

2018년 07월 25일(수) 17:47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왕건(王建)은 41세이던 918년에 고려(高麗)를 건국하여 왕위에 올랐고, 신라(新羅)의 귀순과 후백제(後百濟)와의 숱한 전투를 거쳐 936년에야 비로소 후삼국(後三國)을 통일하였다.

이후 7년간에 걸쳐 국가체제를 확립하고 사회기강을 강화하는 등 국가의 백년대계를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리고 943년 4월에 신서(信書)와 훈계(訓戒)의 성격을 띈「훈요십조(訓要十條)」를 만들어 대광(大匡)의 벼슬에 있던 박술희(朴述希(熙), ?~945)에게 내려주면서 역대 제왕들의 통치지침으로 실천하도록 당부하였다.

그리고나서 다음 달 5월에 66년간의 파란만장 하면서도 보람스러웠던 생애를 마무리했던 것이다. 여기 왕건 태조의 경륜을 담은 열 개의 훈요를 하나씩 음미해 보기로 한다.

‘첫째, 불교(佛敎)를 숭상하고 중시하라.’ 고구려에는 소수림왕(小獸林王) 2년인 372년에 전래되었고 신라에서는 법흥왕(法興王) 15년인 528년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불교를 고려에서는 거의 국교로 지정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고려조에서는 크게 번창하여서,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폐단도 적잖이 발생했던 것이다.

‘둘째,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을 신봉하라.’ 왕건은 일찍이 자신의 출생과 고려의 건국을 예언하였다는 도선(道詵, 827~898)을 존경하였으며 음양지리학이나 풍수학 같은 도참설(圖讖說)에 심취하였다. ≪도선비기(道詵祕記)≫라는 유명한 예언서를 남기기도 한 도선은 역대왕으로부터 추앙을 받았고, 그리하여 풍수지리설도 국민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렸던 것이다.

‘셋째, 적자적손(嫡子嫡孫)에 의한 왕위계승을 기본원칙으로 하라.’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넷째 아들에게 왕위를 주려다 장남에게 쫓겨났고 결국 후백제가 망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기 때문에 왕위계승에 따른 혼란과 참극을 예방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세웠던 것이다.

‘넷째, 당풍(唐風)을 흡수하라.’ 문물이 발달하고 학문수준이 높은 중국 당나라의 제도와 풍습을 받아드려 국가체제와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라는 지침이다.

‘다섯째, 거란(契丹)에 대해서는 강경책을 쓰라.’ 후진적이고 난폭한 북방의 오랑캐인 거란은 항상 북쪽 국경을 불안하게 하니 강경하게 대응하여 국방을 튼튼히 하라는 당부이다.

‘여섯째, 서경(西京)을 중요시 하라.’ 서경, 곧 평양(平壤)은 일찍이 고구려의 수도이자 북쪽 방어의 전초기지이므로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중요하게 관리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일곱째, 간언(諫言)을 경청하라.’ 간신들의 아첨을 경계하고 충직한 신하와 백성들의 충고와 진언에 귀를 기울여 올바른 통치를 하라는 당부이다.

‘여덟째, 차령(車嶺) 이남의 인물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데는 제한을 두라.’ 태조는 후삼국 통일과정에서 전주(全州) 도읍의 후백제 때문에 무척 고생을 했기 때문에 충남의 공주(公州)와 천안(天安) 사이의 차령산맥 위에 있는 차령이란 고개 남쪽의 사람을 경계하라는 훈시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후백제를 세운 견훤(甄萱)은 경북 문경 출신이었다.

‘아홉째, 녹봉(祿俸)을 균등하게 하라.’ 공과와 직책의 경중에 따라 녹봉을 균등하고 공정하게 배분하여 사기를 진작하고 불만을 없도록 하였다.

‘열째, 경사(經史)를 참조하라.’ 유교(儒敎)의 경전인 경서(經書)와 역사의 기록인 사기(史記)를 항상 가까이 두어 성현의 말씀과 역사의 교훈을 정치에 올바로 반영토록 하라는 말씀이다.

난세의 영웅이오 치국의 현군으로서 후삼국통일의 최종 승리자가 된 왕건 태조는 고려왕국의 기본이 될 교훈과 지침을 만들어 역대 제왕과 중신들이 지켜야 할 방향과 원칙을 제시해 주었다. 그리하여 34대왕 475년간의 긴 역사가 올바르게 창조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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