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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후사(先情後事)

2018년 04월 28일(토) 10:14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몇 년 전, 어느 기업의 TV 광고를 인상 깊게 본 적이 있었다. 화면에는 젊은 대학생이 수업을 듣기 위해 건물을 향해 뛰어가는 장면이 비쳐졌다. 카메라는 젊은이의 뒷모습을 계속 따라갔다. 이윽고, 화면에는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돌린 젊은이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그리고 남자 성우의 더빙녹음 소리와 함께 ‘사람이 미래다’라는 카피(copy) 자막이 나타났다. 이 광고는 시리즈로 방영되면서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매 시리즈마다 소재는 달랐지만 광고가 전하는 주제는 하나였다. 바로 “사람이 미래다.”였다.

중국의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 맹상군열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은 천하의 인재들을 모아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군주 못지않은 권력을 누린 인물이다.

어느 날, 맹상군이 수많은 식객들을 모아놓고 고향의 백성들에게 빌려준 돈을 거두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때 풍환이라는 사람이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맹상군은 길을 떠나는 풍환에게 돈을 받아 오면 집에 없는 것을 골라서 사오라고 당부했다.

맹상군의 고향에 도착한 풍환은 돈을 빌린 사람들을 모아놓고 차용증서를 태워버렸다. 그리고 맹상군이 빚을 탕감해주었다고 말했다. 백성들은 맹상군의 덕을 높게 칭송하며 감격해 했다. 풍환은 돌아와 맹상군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집에 없는 것을 살피니 의(義)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의(義)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 뒤 맹상군은 정치적 실권으로 고향에 낙향하였고, 고향의 백성들은 맹상군을 크게 환대였다. 그때 맹상군은 풍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대가 나를 위해 사 오신 ‘의(義)’를 이제야 보았습니다.”

살펴보면, 맹상군은 사람을 볼 줄 알고 믿었던 인물이다. 사람에게 투자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사람이 미래다”라는 말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과 통한다.

얼마 전, 문경문화원 향토사연구소가 새롭게 출범하였다. 새로운 연구소장으로 주간문경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허운 이창녕 전 점촌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위촉되었다.

적지 않은 연치(年齒)에도 중책을 맡은 까닭은 향토사 연구에 대한 애정과 문경문화원 가족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인사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 사람과의 정(情)을 소중히 여기는 선정후사(善情後事)의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그가 말한 선정후사는 일을 성취함에 있어서 사람과의 정(情)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졌다. 결국 향토사연구소의 미래를 위해 ‘사람이 먼저다’ 라는 명제를 그는 진즉에 설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말을 듣고서 입가에 작은 웃음이 머금어졌다. 어느 조직과 단체이든 사람들과의 정(情)을 소중히 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한다면 조직의 미래는 확연히 밝아질 것 분명하다.

새로 위촉된 허운 이창녕 문경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의 선정후사((善情後事)라는 인사말에서, 오래 전 어느 기업의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의 카피(copy)를 보고 마음 설렜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 것이다.

며칠 뒤였다.

“카톡!”

문경시 향토사 연구위원들의 카톡방이 개설되었다. 선정후사의 첫 발걸음이 내딛어졌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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