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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촌1동

2018년 01월 20일(토) 09:27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주)문경사랑

 

주말 저녁 시청에 근무하는 엄원식 학예사를 만났다. 식사를 하면서 약간의 반주를 곁들였다.

그는 우리 문경시의 문화재 관리와 정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폭넓은 전문 지식에 비례하듯 늘 달변(達辯)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이름 뒤에 ‘박사’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붙여주고 있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오래 전 전북 고창의 ‘지역 문화 기행’때였다. 봄날이었을 듯하다. 고창 선운사에는 동백꽃이 늘 피어있다고 생각했다. 봄이든 여름이든 계절에 관계없이 선운사 뒤뜰은 시인 서정주의 시(詩)에 나오는 동백꽃으로 덮여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마도, 그것은 가수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라고 시작해서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으로 말이에요.”로 끝나는 ‘선운사’라는 노래의 여운도 한몫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선운사는 이들 시인(詩人)과 가인(歌人)의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그때도 동백꽃이 피었다. 선운사 동백꽃은 3, 4월에 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가 사회를 맡았다. 고창의 지역문화에 대한 그의 설명은 해박하면서 열정적이었다. 그는 문화기행에 참여한 우리들에게 일일이 소감을 발표하도록 했다.

그때 내가 무엇을 말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선운사 동백꽃을 언급했었던 듯 같다. 문화기행을 다녀오고 난 후 다시 함께 여행할 기회는 없었지만, 인상적으로 기억되었다.

그 후 지역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는 부족한 내게 항상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2016년에 ‘문경도처유상수’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교정(矯正)을 부탁하는 인연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간 뒤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질문을 했다.

“오케이마트 앞 이층목조주택은 저대로 놔두는 건가요.”

그 말을 듣고 그는 안타까운 듯 말했다.

“저도 그 주택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잘 안되더라고요.”

개인 소유의 건축물을 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소유자의 동의가 필수라고 했다. 아마도 그 과정이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옛 흥덕삼거리의 저 ‘이층목조주택’은 우리 문경의 구도심 가운데 도시재생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키 워드라는 생각을 품어오던 터였다. 그런 생각을 내비쳤더니 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등록문화재로의 가치도 있지만, 그곳은 ‘점촌’이라는 지명에 대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점촌(店村)의 지명은 점방(店房)에서 유래되었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자면 옹기점이지만, 점방은 종류에 관계없이 물건들을 파는 가게를 이르는 옛 이름이기도 하다. 이층목조주택도 줄곧 잡화(雜貨)들을 파는 점방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곳은 구 점촌의 중심지로서 버스가 오가는 정류장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라져가고 있는 점촌이라는 이름의 정체성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점촌이라는 지명이 최초로 생긴 점촌1동에 속하고 있다.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발 더 앞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또한, 이곳 주변의 옛 건축물을 이용하여 우리 지역출신 예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 등으로 활용한다면 구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선운사의 동백꽃이 떠올랐다. 그리고 저 이층목주주택 앞 들마루에 앉아 송창식의 애절한 노래 ‘선운사’를 듣고 싶어졌다. 다시 술을 나누었다. 그리고 갑자기 내일 아침, 내가 살고 있는 우리 ‘점촌1동산악회’의 산행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날 눈이 내렸다. 붉은 동백꽃 대신에 온종일 하얀 서설(瑞雪)에 파묻혔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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