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4-17 오후 06:02:50

종합행정정치출향인사회/복지/여성산업문경대학·교육문화/체육/관광사람들길 따라 맛 따라다문화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독자투고

직거래장터

자유게시판

결혼

부음

뉴스 > 사설/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여자의 한

2017년 12월 08일(금) 17:33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한국동란이 휴전으로 끝난 후, 우리나라 어느 시골 마을에 있었던 이야기다. 조그만한 개울을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이름난 부잣집의 아들이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평범한 가정의 딸이 있었는데, 모두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었다.

학교를 오가면서 만나 알게 되고 점차 좋아져서 드디어 사랑을 나누게 되었다. 방년 18세의 그들은 졸업을 앞둔 어느날, 드디어 보리밭에서 선을 넘어서는 관계를 맺었다. 말없이 떠나려는 남학생의 바지를 잡고 울면서 호소했다.

“나는 어쩌지? 나를 책임지셔야지!” 그는 여학생의 손을 뿌리치면서 매정하고 단호하게 대답하였다. “그런 소릴 허들들 마러!” 남학생은 서울의 대학에 진학하였고 여학생은 집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었으며, 방학 때 내려와도 만나주지 않았다.

남자는 졸업 후 취직을 하고 결혼까지 하여 서울에서 평범한 삶을 영위하였으나 40대부터는 능력이 모자랐는지 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또는 한 여인을 울린 죗값을 치루려는지 점차 어려워지기 시작하여 50대에 와서는 극히 곤궁한 형편에 이르게 되었다.

한 편 그 여자는 굳은 결심을 하고 서울로 올라가 돈을 벌기 시작했다. 다방․식당․공장․남대문 옷장사 등을 전전하면서 이를 물고 숱한 고생을 이겨 도매상을 거쳐 드디어 무역상에까지 진출했다. 노력과 성실함과 운이 합쳐서 50대에 들어서서는 재벌의 반열에 올라섰고, 한강이 보이는 강변에 고층 빌딩을 지어 기업회장에 취임했다. 1980년대 후반 무렵에 와서는 신문․방송에 자주 소개되어 유명인사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천지개벽 사실을 알게 된 그 남자는 여러 번 주저하다가 남은 식구와 생활하기가 어려워 큰 용기를 내어 그 여인의 회사를 찾아갔다. 지은 죄도 있는데다가 큰 건물과 으리으리한 회장실에 주눅이 든 자세로 마주 앉았다.

이팔청춘에 헤어진 후 50대 초로의 모습으로 처음 만났다. 잘못했다는 용서를 구하고 나서 지금 자기 형편이 무척 어려우니 좀 도와달라는 간곡한 청원의 이야기를 하였다.

자리에서 일어선 회장은 두 손을 맞잡고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남자를 내려다보면서 똑똑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 소릴 허들들 마러! 당신이 먼 옛날 보리밭에서 나에게 했던 이 말을 당신에게 그대로 돌려주기 위해 지난 30여 년 간 이를 물고 살았소. 나가시오.”

남자가 떠난 뒤, 비서를 시켜 1억 원이 든 봉투를 갖다주라고 하였다. 건물을 한 번 올려다보고 머리를 숙인 채 강둑을 걸어가는 남자를 창 아래로 숙연히 바라 보던 여인은 무심히 흐르는 한강을 향해 조용한 소리로 가끔 애창하던 노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불렀다.

“거리에 핀 꽃이라 푸대접 마오 / 마음도 푸른 하늘 흰 구름 같소 / 짖궂은 비바람에 고달피 운다 / 사랑에 속았다오 돈에 울었소.”

“열여덟 꽃봉오리 피기도 전에 / 낙화란 웬말이요 야속하구나 / 먹구름 가시면은 달도 밝겠지 / 내 어린 이 순정을 바랄길 없네.”

한 맺힌 여인의 뺨에 두 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일부함원(一婦含怨)이면 오월비상(五月飛霜)이란 시구가 있다. 한 여자가 원한을 품으면 오월달에 서리가 내린다는 뜻이다. 더운 음력 오월에 서리가 내리면 시원할지 몰라도 여자의 원한으로 내리는 서리는 피눈물일 것이므로 무척 뜨거울 것이다.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나 전설에 나오는 귀신이나 원귀(冤鬼)는 대부분 흰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입에 피를 흘리며 나오는 여인들이다.

그만큼 연약한 여인들이 당하는 원통한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원통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주로 남자들이다.

남에게, 특히 여자들에게 원한 살 일을 범하지 말라! 남자들이여! 여인을 울리지 말라!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 새롭게 아름답게 찾아온 ‘2

문경시 점촌점빵길 빵 축제 특별

문경시 베트남 까마우성 계절근로

문경시장애인주간이용시설 장애인

점촌 원도심에서 제2회 점촌점빵

영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

문경시보건소 찾아가는 감염병 예

문경교육지원청 중등 신규 및 저

문경시보건소 심뇌혈관질환 예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문경사무소

창간사 - 연혁 - 조직도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 원격

 상호: 주간문경 / 사업자등록번호: 511-81-13552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2길 38(점촌동) / 대표이사: 남정현 / 발행인 : 남정현/ 편집인: 남정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정현
제호: 인터넷주간문경 / 등록번호: 경북 아00151 / 종별: 인터넷신문 / 등록일 2010.10.28 / mail: imgnews@naver.com / Tel: 054-556-7700 / Fax : 054-556-9500
Copyright ⓒ (주)문경사랑.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