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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認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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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7일(금) 16:3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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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문경문화원 이사 | ⓒ (주)문경사랑 | | “다음 인사에는 다른 부서에 가서 쉬고 싶어요.”
어느 직원의 말이다. 언제 부터 일을 하다보면 몸속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새삼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 보다 얼굴이 못해 보였다.
그는 가끔 조사받은 피의자와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곤 하였다. 그리고 늘 피의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을 할 때 정기(精氣)를 다 소비하지 않는다. 여백처럼 잉여로 남겨두는데, 이는 자신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저는 우리 청에서 일을 제일 많이 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그가 자주 하는 말이다. 나도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그가 열성적이고 성실한 것은 맞는 듯하다. 얼마 전에는 우수 직원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쉬고 싶다는 말도 자기가 우리 청에서 일을 제일 잘하는 사람임을 알아달라는 응석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는 상(賞)과 감투(甘頭)에 유독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늘 사람들의 앞에 서고 싶어 한다. 그리고 모임의 회장(會長)이 되고자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항상 남들과 부딪히며 분열을 조장한다. 인정욕구에 사로잡혀 화합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남보다 잘 낫다는 아상(我想)이 자신 속의 화(火), 진심(嗔心) 즉 성냄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타는 화택(火宅)이 따로 없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우리지역의 향토사가인 이창근 씨가 ‘국사편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임명되었다고 했다. 새삼 그가 돋보였다. 오랜 세월 ‘향토사연구’라는 외길만 걸어온 그였다. 이름 앞에 향토사가라는 명칭이 부쳐있지만, 사실 우리 지역에서 그를 인정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상과 감투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여의치 않고 묵묵히 매진해왔다.
그리고 7년 전 그가 고려시대의 명장군 난계 김득배장군의 후손들로부터 장군의 출생지가 ‘깃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문헌과 후손들을 찾아 당시 상주목에 속해 있던 문경시 흥덕동 ‘깃골’ 마을이 장군의 출생지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학문적으로 입증하고 ‘난계 김득배 장군 생거지비 건립추진위원회’를 창립했다. 다가오는 12월 초, 시(市)에서 ‘碑’ 설립 공식행사를 열 예정에 있다고 한다.
그가 바란 것은 ‘상과 감투’가 아니었다. 문경의 향토사 연구와 조사가 그의 한 일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의 역할과 업적의 훌륭함을 인정한 것은 자신이 아닌 국사편찬위원회였다. 그래서, 그는 지금 행복하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자신에게 보물이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부드러움과 단순하고 소박함 그리고 앞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야 진정한 지도자의 자질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마르코복음 제9장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다투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참으로 인정받는 일은 상과 감투에 집착하는 마음을 떠나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할 때 그 성취와 함께 부가(附加)되는 덤과 같은 것이다.
그 직원에게, 지금 부서에서 쉬면서 계속 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일수록 한적한 곳에서는 더 적응하지 못한다. 정작 다른 부서에 가면 존재감의 상실로 다른 후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가을이 그렇듯 사람도 그러하다. 낮은 곳에 존재할 줄 알아야 여름의 무성한 잎처럼 높이 자리할 수 있는 법이다. 낙엽이 내려앉는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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