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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소기(榮業所基)

2017년 08월 01일(화) 17:21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번성하는 일은 놓여 있는 바에 달려 있다. 즉, 사업이 번창하자면 그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사자성어 ‘영업소기’가 뜻하는 말이다. 모든 것에는 근본이 있고, 그리고 그 근본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식물에는 뿌리가 있고 그 뿌리가 좋은 토양에 깊게 박혀 있어야 그 식물은 튼튼히 자라고 좋은 꽃과 열매를 피우고 맺게 된다.

건물 역시 튼튼한 토대 위에 세워져야 안전하고 오래 지탱하게 된다.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의 경우도 그 기초가 잘 구축되어 있으면 학문진전의 속도가 빠르고 그 내용도 건실하게 된다.

나는 어렸을 때, 농촌의 대부분 아이들처럼 무척 가난하여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보리밥과 조밥과 국수와 팥죽도 배불리 먹지 못하여 다른 것으로 배를 채웠다.

개구리․메뚜기․번데기․쏘가리․메기․미꾸라지․붕어․조개․골뱅이․게․가재 같은 것을 잡아먹었고, 감꽃․진달래꽃․아카시아꽃을 따먹었으며, 쑥․다래․칡․소나무껍질․더덕․도라지․옥수수․콩․냉이․고사리․두릅․감자․고구마․배추뿌리․버섯 등과 각종 과일을 닥치는 대로 캐먹고 따먹곤 했다.

그 때는 죽지 못해 억지로 먹었지만 나중에 성인이 되고 보니 이들 음식이 모두 나의 성장과 건강을 도와준 영양식이요 보약이 되어 아직까지 비교적 건장한 체질을 유지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의 기초학문을 다지는 시기에 특히 수학과 영어를 잘 하였고 한자는 독학으로 익혔으며, 역사와 지리에도 관심이 많았고 동화와 소설도 많이 읽었다.

이것이 훗날 교수가 되어 학문을 탐구하고 사회활동을 전개하는데 튼튼한 기초가 되어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이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마르니’라는 첫 구절이 나온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는 심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거나 뽑히지 아니하고, 깊은 샘 속에 있는 물은 심한 가뭄이 들어도 결코 마르지 않는다는 자연의 원리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 같은 나무나 샘물 같은 단체나 사업체는 어려운 난관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꿋꿋하게 지탱해 갈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기초와 뿌리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영업소기’는 사업에만 해당되는 사자성어가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같은 공공기관과 가정과 개인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가 오래고 기본이 제대로 되어 있는 나라나 자치단체는 손쉽게 멸망하지 않고 오래도록 존립과 번영의 영광을 누리게 되며, 개인적 측면에서도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여 필요한 지식과 인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그의 생애는 순탄하고 성공적인 삶으로 엮어지게 될 것이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은 ‘영업소기’와 반대되는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이다. 모래 위에 지은 누각처럼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그 토대와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초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과 시간은 결코 낭비와 손실로 끝나지 않고 그 위에 세워질 건물과 사업을 건실하게 만들고 거기에서 이루어질 기능과 성과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값진 투자가 될 것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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