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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2017년 06월 20일(화) 17:28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허리도 아프고 안 아픈 데가 없네.”

평일 아침 식사하기 전, 차(茶)를 마시던 어머니의 푸념 섞인 말이었다. 그 말에는 지나온 세월의 회한과 여의치 않은 현재의 건강에 대한 힘겨움이 곁들여 있다.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가볍게 하루를 시작하려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 마음을 다 잡으려는 듯 평소 하지 않던 위로의 말을 서둘렀다. 그래서였을까. 어머니의 표정이 풀어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 이만해도 다행이다. 하느님께 감사해야지.”

다행이었다. 그제서야 아침을 시작하려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른 아침, 차 한 잔을 마시며 변하는 감정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실체가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분명, 어머니는 부정적인 마음이었었다. 그러나 얼마 뒤에 그 마음은 밝아졌다. 마음이 실체가 있고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짧은 사이에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은 허상일 수 있는 것이다.

임제선사의 어록 중에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다.

머무는 곳 어디에서도 주인이 된다면 그 곳이 바로 참되다 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언젠가 유명 정치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정치인의 좌우명이 수처작주라고 했다. 기사에서는 수처작주를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고 풀이했다.

과연 그럴까. 주인의 의미가 세속적인 주인을 말하고 있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부처가 사람들에게 어느 단체나 조직의 주인노릇을 하는 것이 참된 삶이라고 강조하여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은 어떤 주인을 말하는 것일까. 주인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곧 마음에 휘둘리지 않는 스스로의 주인이 진정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수처작주에서 주인의 대상은 마음인 것이다.

부처는 화엄경에서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고 했다.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는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금강경의 바탕이 되는 전제 또한 마찬가지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착각이고 허상이라는 공(空) 사상에서 비롯된다. 금강경에서 마음을 항복받는 방법을 묻는 제자 수보리의 질문에 부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기심과 선입견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 그대로 사람들에게 베풀어라.”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세속적인 입장에서 앎과 실제와는 많은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안해와 다툰 적이 있었다.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사과를 했다. 안해의 마음도 풀어졌는지 전날 저녁보다 표정이 부드러워진 모습이었다. 나 또한 마음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듯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며칠 내내 거북스런 마음을 지고 다녔을 것이다.

우리가 지어내는 생각과 마음들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으면 삶은 덜 힘들 것이고 여유로움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순간순간 변하는 마음의 요동은 어찌할 것이며, 또 되풀이 될지도 모를 어머니의 푸념은 어떻게 받아 줄 것인가.

그래서 오늘도 머리맡에 놓인 임제선사의 깨달음을 적은 ‘작은 임제록’을 집어 든다. 그리고 표지 제목 아래 부제처럼 적힌 ‘수처작주, 입처개진’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읆조린다.

“마음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하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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