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인생도처 유청산(人生到處 有靑山)
|
|
2017년 06월 09일(금) 17:24 [주간문경] 
|
|
|

| 
|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우리나라 가요 가운데 ‘사랑’을 주제로 한 것이 가장 많고 다음이 ‘고향’이 아닐까 한다. 태어난 고향에서만 계속 살고 있는 사람은 잘 못 느끼지만 고향을 떠나 타향에 가 있는 사람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절함이 매우 절실하다.
특히, 북한서 내려온 사람이나 댐을 막아 수몰된 곳에서 떠나온 사람들을 실향민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고향을 가고자 해도 갈 수 없는 애달픈 처지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타향은 싫어 고향이 좋아”라고 하는 노래도 생겼다.
태어나서 평생 동안 한 고장, 곧 고향에서만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옛날에는 그런 사람이 많았겠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매우 희귀하다.
도시, 특히 대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 가운데 그 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이른바 원주민 보다는 타지에서 흘러들어온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아 떠나는 사람이 행렬을 이룬다.
고향이 더 좋겠지만 타향이라도 직업을 얻고 가정을 이루며 여러 사람과 인연을 맺으면 정이 들고 살만하며 제 2의 고향이 된다. 그래서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면 고향이지”하는 가요도 불리우고 있는 것이다.
나는 문경시 흥덕동에서 태어나 18년간 거기서 성장하고 초․중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나의 고향은 문경이다. 1954년에 고향을 떠나 지금까지 60년간 낯설고 물설은 타향에서 살아왔다. 안동에서 3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3년을 살았고 나머지 54년은 서울에서 살았다.
그리고 공적 및 사적으로 국내외 많은 곳을 방문하였다. 5대양 6대주에 걸쳐 한국과 북한을 포함하여 모두 60개국의 땅을 밟았다. 찾아가본 시와 군은 약 430지역이고, 방문했거나 관람한 기관과 명소 및 유적지는 4만개에 이른다. 외국에 체류한 기간은 연 1,700일에 달하는 4년 반에 해당되며, 나머지 기간은 한국에 체류한 셈이다.
지구가 우주에 처음 창생된 것이 45억년전이고 직립원인(直立猿人)이 출현한 것이 400만년전이며 인류문명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 1만년전이다. 오랜 기간을 거쳐 이제 이 지구에는 70억의 인구가 200개에 가까운 독립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다.
그리하여 자연과 환경도, 생산물과 통치방식도 다양하고, 사람들의 얼굴과 언어․문자도 상이하며, 역사와 문화와 풍속도 여러 가지이다. 매우 흥미롭고 신비스럽다. 그래서 타향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여행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한다. 가능하면 여러 나라,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함을 주는 보람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가는 곳에는 어디나 푸른 산이 있다는 뜻의 ‘인생도처 유청산’이란 말은 어떤 고장이나 사람이 살만하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가는 곳 마다 먹고 살 산물이 나고 사귈만한 후한 인심이 있으며 적응할 수 있는 풍속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처신함에 따라 고장도 사람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고장에 가면 그 고장의 풍속을 따르라고 하는 ‘입향순속(入鄕循俗)’이란 격언이 생겨났다.
여러 가지 이유나 목적으로 몸은 타향에 머물고 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태어나 자란 고향을 그리는 망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본심이자 순리이다. 그래서 여우도 여러 산을 헤매며 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났던 곳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고 한다.
‘수구초심(首邱初心)’이란 이러한 의미의 사자성어이다. 나는 이승을 하직할 때 여우처럼 머리를 고향 쪽으로 두고 죽지 않고, 아예 그립던 고향 산천에 묻혀 저승에서나마 문경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
|
|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