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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도 될까요?

2017년 02월 28일(화) 18:50 [주간문경]

 

 

↑↑ 김정호
신한대학교 교수
행정학 박사

ⓒ (주)문경사랑

 

고향 점촌에서의 나의 초중고 생활은 좁은 지역에서 주위의 눈치 보며 범생이로 자랐던 기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난 대도시에서 자랐다면 일탈하거나 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내 초등 입학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 까지 당시 점촌중학교 교장을 지내셨던 선친 때문에 주위에서 ‘교장아들’이라는 낙인은 나를 범생이로 자라게 만들었다.

당시 어른들은 아이가 잘못하면 그 상황을 야단치는 게 아니라 ‘호로자식’이라는 아버지를 욕하는 끔직한 표현을 하는 것이었다. 배운데 없어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호로아(胡虜兒), 호래아(胡來兒)라 했으니 오랑캐자식이라는 뜻 이었다.

단일민족이 자랑이라 배웠던 그 시절, 어른들이나 선배들로 부터 일탈하는 자들에게 쓰였던 그 단어는 아버지를 욕되게 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튀고 싶었던 시절의 내게 씌어졌던 그 굴레가 어쩌면 나를 선생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기는 했지만 지나고 보니 모범생은 대체로 선생이나 공무원을 하고 있고, 사업에 크게 성공한 친구들은 당시 닭서리는 기본이고 다양한 일탈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어른 공경하고, 선배 잘 모시는 범생이들의 어릴 적부터의 경험은 교수들의 토론장인 ‘문경시 정책자문단’등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토론 시 어디서든 튀는 걸 좋아하는 나는 고향 모임에서는 극히 자제를 하고 움츠리게 하지만 원초적 본능이 발동해 그리 안 될 때가 있으나, 선배와 논쟁을 벌이고 충돌한 후, 한 말씀 듣게 되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러나 나의 믿음은 의사결정에서 성공 할 수 있는 것은 충돌 속에서 발전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독창적이라면 충돌은 필연이다. 자기 혼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남의 지혜를 빌리거나 남과 타협하면 고통 없이 순탄하게 살아 갈 수 있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신념으로 까지 끌어 올린 독창적인 사람일수록 자기 신념과 배치되는 사람과 가까이 하거나 타협하기를 거부해 조직에 심한 대립과 갈등을 가져 온다.

독창은 충돌을 낳고 그 충돌을 이기기 위해 더욱 독창적이 된다. 그러나 위계질서가 있는 기업이나 사회에서는 독창성은 더욱 발휘되기 힘들다. 3월부터 삼성전자에서 전통적인 직급폐지를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 안을 시행하여 부장과 차장, 과장, 대리 등 전통적인 직급이 사라진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뉴스다.

사원부터 부장에 이르는 7단계 직급이 사라지고 대신 개인의 직무역량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4단계 체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직원 간 호칭도 주로 ‘님’이라고 하게 되고 부서별로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나 ‘선·후배님’ 등 수평적 호칭이 사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직급의 개편은 계급사회에서 오는 위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는 행태의 수직적 의사결정 모형에서 이제 다양성의 용인을 통한 공생과 발전의 해법으로 혁신이 모색 될 것이다.

고윤환 시장이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문경시 정책자문단’이 벌써 5년째에 접어들어 3기 임원진이 지난 2월 10일 출범하였다. 능력 있는 김응호 단장을 비롯한 신임 임원진이 열심히 하려는 의욕은 넘치나 출범 초기에 비해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 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엄격한 선․후배 체계가 굳어져 있는 조직에서 선배의 발언은 토를 달기가 힘들고 튀어서는 뒷감당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책 자문단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눈치 안보고 마음껏 얘기 할 수 있는 문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서는 고향의 정책자문단에서 튀는 의견과 행동을 받아들이는 문화가 간절하다.

‘독창은 충돌을 낳기도 하고, 파괴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파괴는 개선 보다 혁신을 낳기 때문에 효과는 절대적’이라는 일본의 의사결정론의 대가 ‘다키타니 케이치로’의 ‘(기업을 변혁시키는) 충돌의 의사결정’을 읽으며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다. 선배님과 고문님들 의식 안하고 튀는 발언이 용인되는 ‘문경시 정책자문단’을 꿈꾼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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