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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지 못함을 걱정하

2017년 02월 28일(화) 18:47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중국의 성현 공자(孔子, 기원전 552~479년)께서 제자들에게 나라를 다스리거나 가정을 꾸려나가는 요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 불환빈이환불안(不患貧而患不安). 개균무빈(蓋均無貧), 화무과(和無寡), 안무경(安無傾).”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적은 것을 걱정하지 말고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지 못한 것을 걱정해야 한다. 대개 고르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서로 화목하면 적을 일이 없으며, 편안하면 기울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고전인 ≪논어(論語)≫의 계씨편(季氏篇)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다.

먼 길을 걸어 다니다가 말이나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니면 편하고 빠르며 무척 행복해진다. 그러나 이웃 사람이 승용차를 사서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속이 상하고 괴로워진다. 병이 들어 혼자 죽게 되면 괴롭고 슬프고 억울한 마음을 갖게 되지만 지구의 종말이 와서 인류 모두가 함께 죽게 되었다고 하면 걱정하고 슬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 태평하며, 혹자는 그것 아주 잘됐다고 하면서 오히려 희희낙락한다.

자기 혼자 밥을 굶으면 무척 배가 고프지만 모두가 같이 굶으면 덜 고프다. 남의 밥에 든 콩이 굵어 보이고,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자연 현상과 인간 사회에는 공히 높고 낮음이 있고 크고 작음이 있으며 많고 적음이 있다. 그래서 불만과 욕심이 생기고 경쟁과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앉아서 굶어 죽기 보다는 남의 것 뺏어먹다 맞아 죽는 게 낫다고 한다.

불균형, 즉 고르지 못한 정도를 격차(隔差) 또는 편차(偏差)라고 한다. 이러한 격차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인간사회에서도 존재하고 있었으며, 국가 간, 지역 간, 산업 간, 직업 간, 계층 간 및 개인 간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

자유시장의 경제체제로 되어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호경쟁의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이들 격차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격차는 상호 경쟁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격차가 너무 심한 단계에 이르면, 부분간의 갈등으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국가 전체로서의 자원 활용의 효율성이 저하되며, 국민 통합과 단결의 기조가 약화된다는 등의 문제점과 부작용이 야기된다. 그리하여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심화되는 불균형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서로 성공 사례를 교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지역 간의 불균형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해 왔으며, 70년대부터는 지역격차 해소를 위한 많은 방책과 사업을 시행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극히 미미하여 지역별 과밀 과소의 문제는 더욱 심화되어 왔던 것이다.

근자에 이루어졌던 시책 가운데 지방자치의 전면 실시, 행정중심 복합도시인 세종시(世宗市)의 건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의 개발, 전남․충남․경북의 도청 이전 등이 올바로 추진되고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면 지역 간 균형발전의 목표는 상당정도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국민 모두가 이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지혜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우리 세대가 수행해야할 시대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인구와 자본, 시설과 기관, 정보와 기술 등이 고르게 분포됨으로써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성장하고 국가의 대외경쟁력이 더욱 향상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우리의 옛 속담이 있지만 오늘에 살고 있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우리는 가난을 구제하고 낙후를 극복하여 균형되고 복지롭게 잘 사는 위대한 국가를 만들어 갈 것으로 굳게 믿는 바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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