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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도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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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8일(토) 08:53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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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현재 남북한 합작의 공업단지가 운영되고 있는 개성시(開城市)는 한국동란 이전에는 한국 소속이었으나 휴전 후에는 북한 쪽으로 넘어간 도시로서, 오래도록 파란만장한 역사를 살아온 고도(古都)이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약 60km,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있는 개성은 송악산(松嶽山), 자남산(子南山), 오송산(五松山)을 위시한 야미산․용유산 등으로 둘러싸인 분지로서 박연폭포(朴淵瀑布)와 같은 명승지와 남대문, 첨성대, 경덕궁(敬德宮), 관덕정(觀德亭), 만월대(滿月臺), 목청전(穆淸殿), 성균관(成均館), 숭양서원(崇陽書院), 선죽교(善竹橋), 연복사(演福寺) 등의 고적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조선조에 와서 개성명기(開城名妓)였던 명월(明月) 황진이(黃眞伊)가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과 박연폭포에 자기 자신을 포함시킨 ‘송도삼절(松都三絶)’을 만들어내어 더욱 유명해지기도 한 고장이다.
개성의 옛 이름은 송악(松嶽, 松岳)이었는데, 이것이 처음 도읍지(都邑地)가 된 것은 신라 말기인 901년에 궁예(弓裔)가 후고구려 또는 마진(摩震)이란 나라를 세우면서였다. 그리고 3년 뒤인 904년에 여기서 철원(鐵圓)으로 도읍을 옮겨 국호도 태봉(泰封)으로 바꾸었다.
918년 6월에 왕건(王建)은 태봉을 멸망시키고 이곳에서 새 나라를 건국하니 그것이 고려(高麗)이다. 이듬해 1월 수도를 철원에서 다시 송악으로 옮겨 새 나라의 기반을 다졌다. 935년 10월에 신라가 항복해 들어오고 936년 6월에는 후백제(後百濟)가 멸망함으로써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루었던 것이다.
수도로 자리 잡은 송악은 이로부터 송도(松都), 송경(松京), 황도(皇都), 중경(中京), 개경(開京), 개성(開城) 등의 이름으로 변천되어 왔다.
여러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으나 13세기부터 거의 100년간 몽고(蒙古), 곧 원(元)의 침략과 지배를 받으면서 국력이 쇠약해지고 왕권의 기반도 흔들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공양왕(恭讓王) 4년인 1392년 7월초에 왕은 폐위되고 7월 17일에 이성계(李成桂)에 의해 조선이 건국되었으며, 쫓겨난 공양왕은 귀양지에서 처형되었다.
마지막 왕인 그는 1345년에 태어나 45세에 왕이 되고 48세에 물러났으며 50세에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34명의 왕을 배출한 고려는 475년 만에 수도 개성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리고 개성에서 건국한 조선조는 이태 뒤인 1394년 10월 25일에 한양(漢陽)으로 도읍을 옮기니, 이때부터 개성은 하나의 역사적 고도라는 지위의 이름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망한 나라의 수도는 시간이 감에 따라 점차 황폐해 지고 더욱 쓸쓸해진다. 고려 말에 삼은(三隱)이란 세 학자가 있었으니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과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와 야은(冶隱) 길재(吉再, 1353~1419)가 그들이다.
기울어지는 고려를 다시 세워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새 조선의 요청을 거절한 채 고려와 함께 조용히 사라진 충신들이다. 정몽주는 고려가 멸망하기 석 달 전에 이성계의 아들인 방원(芳遠)에게 피살되니 56세였고, 이색은 한산군(韓山君)에 봉해지고 나라가 망한 뒤 4년 만에 69세로 서거하였다. 그리고 길재는 일찍이 성리학(性理學)을 공부하여 성균관 박사가 되어 태학(太學)의 유생들을 가르치다가 망국을 맞이했다. 새 왕조가 주는 벼슬을 거절하고 48세이던 1400년에 선산(善山)으로 은퇴하였으며 67세가 되던 1419년 4월 12일에 운명하였다.
그가 살아생전 개성을 찾아 옛 궁궐을 돌아보면서 한 맺힌 시조 한 편을 남겼으니,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망국의 유신(遺臣)은 ‘봄에 나온 풀들은 해마다 푸르른데 황손은 한 번 가서 다시 오지 않는구나.[春草年年綠王孫歸不歸]’라고 한탄하면서 소리 없이 울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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