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4-17 오후 06:02:50

종합행정정치출향인사회/복지/여성산업문경대학·교육문화/체육/관광사람들길 따라 맛 따라다문화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독자투고

직거래장터

자유게시판

결혼

부음

뉴스 > 사설/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황진이의 삶

2016년 11월 11일(금) 17:18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황진이(黃眞伊)는 대략 1520년대에 태어나서 중종(中宗)에서 선조(宣祖)때까지 살았던 조선 최고의 명기(名妓)였다. 길지 않은 생애를 살았던 황진이의 삶은 한(恨)으로 일관되지 않았나 한다. 그 첫째는 기적(妓籍)에 오른 한이다. 별명을 진랑(眞娘)이라고 한 황진이는 개성(開城)에서 양반 계층인 황진사(黃進士)의 딸로 태어났다. 처녀가 되었을 때, 이웃의 총각이 황진이에 대한 상사병으로 죽어 상여가 나감에 황진이 집 앞에서 움직이지 않아 황진이의 속치마를 가져다 상여에 얹으니 그 때야 비로소 떠나가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한 지아비의 아내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기생이 되는 길을 택하여 그 기명(妓名)을 명월(明月)이라 하였으니, 그것이 그의 첫 번째 한이었다.

다음은 화담(花潭)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다. 황진이는 본명이 만석준(萬石俊)인 지족대사(知足大師)라는 고승을 하룻밤 사이에 녹여 파계승으로 만든 이상한 취미를 살려 당대 최고의 유학자인 화담 서경덕(徐敬德, 1489~1546)에 접근하여 여러 밤을 그와 한 방에서 잤으나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화담도 남자인지라 그가 오지 않는 날이면 무척 기다리곤 한 것 같다.「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늬님 오리마는/ 지는 닙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하는 시조는 화담이 황진이를 생각하며 지은 것이라 한다. 한 번도 남녀로서의 정을 나누지 않은 화담을 진심으로 존경한 황진이는 박연(朴淵)폭포까지 넣어 송도삼절(松都三絶)이란 말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화담이 죽음에「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물이 있을쏘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라는 시조를 지어 스승에 대한 애한을 나타냈던 것이다.

세 번째 한은 연인에 대한 심경이었다. 그가 살아생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임제(林悌, 1549~1587)였다. 임제는 호를 백호(白湖) 또는 벽계수(碧溪水)라 하고《화사(花史)》라는 책을 썼으며 황진이보다 연하인 젊은 학자이자 관료였다.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가 찾아오지 않자 그가 지나가는 길목의 언덕 위에 술상을 차려놓고 밝은 달을 뒤로 한 채 그 아래 지나가는 그를 향해 벼락치는 소리로 시조 한 수를 읊었다.「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못다 이룬 사랑에 황진이의 가슴은 한으로 가득했다.

다음은 방랑과 객사(客死)의 한이다. 중년의 나이에 이른 그는 인생의 허무와 세상의 무정을 깨닫고 기생의 생활을 접고 방랑의 길을 나선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지의 명산대천을 찾아 거지처럼 돌아다니다가 시조 몇 수만 남긴 채 어느 조용한 절간에서 파란만장의 생을 마감했다. 출생처럼 사망의 날짜도 남기지 않고 소리 없이 떠났으니, 이승에서의 마지막 한이 되었을 것이다. 끝으로 또 하나의 한은 죽은 뒤의 일이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연인 임제가 술병을 들고 그 묘소를 찾아 잔을 올리면서, 그리고 아마 울면서 시조 한 수를 읊었다.「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었는다/ 홍안은 어듸 두고 백골만 무첫는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퍼 하노라」. 이로 인해 당파싸움이 심했던 당시에 정적으로부터 기생 묘소에 가서 술잔을 올리며 조사의 시조까지 읊어 양반과 관리의 체면에 먹칠을 했다는 모함을 받아 사형을 당했으니, 39세의 요절이었다. 하늘나라에서 이를 내려다 본 황진이는 마지막 한탄을 했을 것이다.

몇 해 전에 개성을 방문했을 때, 황진이의 묘소를 찾아 술 한 잔을 올리고 시 한수를 읊어 한 많은 여인의 마음을 달래고자 했으나 찾지를 못했다. 다음에 가면 꼭 찾아봐야 하겠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주간문경을 읽으면 문경이 보인다.”
- Copyrights ⓒ주간문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문경 기사목록  |  기사제공 : 주간문경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더 새롭게 아름답게 찾아온 ‘2

문경시 점촌점빵길 빵 축제 특별

문경시 베트남 까마우성 계절근로

문경시장애인주간이용시설 장애인

점촌 원도심에서 제2회 점촌점빵

영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기회

문경시보건소 찾아가는 감염병 예

문경교육지원청 중등 신규 및 저

문경시보건소 심뇌혈관질환 예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문경사무소

창간사 - 연혁 - 조직도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 원격

 상호: 주간문경 / 사업자등록번호: 511-81-13552 /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점촌2길 38(점촌동) / 대표이사: 남정현 / 발행인 : 남정현/ 편집인: 남정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정현
제호: 인터넷주간문경 / 등록번호: 경북 아00151 / 종별: 인터넷신문 / 등록일 2010.10.28 / mail: imgnews@naver.com / Tel: 054-556-7700 / Fax : 054-556-9500
Copyright ⓒ (주)문경사랑.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