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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유친

2016년 09월 30일(금) 17:42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미사(Missa) 시간에 봉헌(奉獻)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때 지인(知人)이 자리로 돌아가면서 가볍게 목례를 했다. 미소로 화답을 했다. 그런데, 그가 걸어가다가 다른 자리에 앉은 자신의 아들을 보고는 웃으며 손을 잡는 것이었다.

아들도 크게 웃으며 아버지의 손을 맞잡고 반가워했다. 그들 가족은 성당 미사를 오면 항상 함께 앉곤 하는데 오늘은 부인과 함께 전례봉사 담당이어서 따로 앉은 것이다. 잠시의 떨어짐에도 서로를 반가워하는 그들의 웃음을 보면서 마음이 환해짐을 느꼈다.

평소 그의 성품이 얽매임 없는 무애(無碍)임을 알고 있지만 저렇듯 걸림 없는 마음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정말 궁금했다. 그의 웃음에 같은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들 또한 아버지에 못지않은 품성을 지녔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 표현들은 그들 사이에 내밀히 형성된 신뢰와 존경이 바탕 되어졌기에 가능할 터이다.

짧게 스쳐가는 웃음 속에서 문득 부자유친(父子有親)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삼강오륜 가운데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유교적 덕목으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친애(親愛)를 으뜸으로 한 것이다.

부자 사이의 차이와 구별이 엄격한 유교적 사회에서 가까이 한다는 의미의 ‘친(親)’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은 까닭은 무엇일까.

며칠 전, 군에 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건강한 모습으로 집에 온 아들이 반가워 첫날 저녁을 함께 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평소에 아들에게 하고 싶었던 가치관과 장래 등에 관한 것들이 소재가 되었다.

이야기의 단락마다 아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런 마음이어서인지, 아들의 반응에 따라 기분이 달랐다. 그것은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교감(交感)이 아니라 생각이나 결정된 현안의 전달 같은 것이었다. 다행히 아들은 내 의견을 대체로 이해하고 수긍하는 편이어서 그날의 대화는 만족스런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정말 부자 사이의 만족스런 대화였을까.

며칠이 지났다. 이제 곧 귀대할 날이 다가왔다. 거실에서 함께 차를 마셨다. 그런데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당부하고 싶은 여러 말들이 있을 법한데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아니 분명히 할 말은 있었다. 그러나, 그 말들은 이미 하였던 것들이었다. 더구나 그런 말들은 곧 떠나는 자리에서는 적절하지 않는 듯 했다. 그래서 머뭇하며 찻잔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친구는 며칠 뒤에 군대 간다고 하지~”

안해는 가볍게 아들 친구의 안부를 묻는 것이었다. 아들의 답이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몇 차례 대화가 오가고 다른 화제로 이어졌다. 그랬다. 안해와 아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와 지인과 아들이 나눈 웃음에서 새삼 부자유친이 지닌 의미를 돌아보았다. 어쩌면, 부자 사이에 으뜸의 덕목으로 친애(親愛)를 삼은 까닭은 그것이 필요하면서도 사실상 가장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 사이의 생래적이면서 오래된 유교적 질서에서 고착화된 차이와 구별이 친애를 가로 막는 이유일 것이다.

아버지라는 위치와 인생의 선배라는 입장에서 아들은 항상 미덥지 못한 미생(未生)의 존재이다. 그래서 그 앞에서는 웃음보다 염려가, 칭찬보다 질책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아들과 대화에서 감정의 교류보다 아버지로서의 뜻을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차를 함께 마시면서도 머뭇하며 저렇듯 찻잔만 만지작거리는 것은 다 까닭이 있어서이다. 그러나, 부자(父子)는 정말 유친(有親)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지인과 그의 아들이 나눈 저 웃음은 정말 마음을 환하게 하는 부자유친(父子有親)이다.

아들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를 했다. 다음 휴가 때에는 아들과 손을 맞잡고 한껏 웃어야겠다. 그래서 더 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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