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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과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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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08일(목) 09:2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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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청빈(淸貧)이란 말은 청렴하고 결백하여 가난하다는 뜻으로서 가난하나 깨끗하다는 의미의 한소(寒素)와 같이 쓰인다. 옛부터 선비들은 청빈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청빈낙도(淸貧樂道)의 길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리하여 관리 가운데 청백리(淸白吏)가 선비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이 가장 존경하는 관리상이 되었던 것이다.
신라시대 때의 탄금가(彈琴家)인 백결 선생(百結先生)은 대악(碓樂)이라는 방아타령의 곡조를 지은 것으로 유명한 음악가였지만 하도 가난하여 백번 기워서 만든 옷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백결이란 백 번 꿰맸다는 뜻의 말이다.
조선조에 있어 최고의 청백리는 세종대왕 때의 맹사성(孟思誠, 1359~1431)과 황희(黃喜, 1363~1452)였다. 모두 정승 반열에 있으면서도 하도 청렴결백하여 방안에 비가 새고 창고에 곡식이 쌓이지 않았다.
이재(理財)란 말은 재물을 유리하게 다룬다는 뜻으로 쓰이며, 이렇게 재물을 잘 다루는 사람을 이재가(理財家) 또는 경제가(經濟家)라 부른다. 사람이 살아가고 가정을 운영해 가자면 어느 정도의 재산과 재정수입이 있어야 하며, 또 이를 잘 관리할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난이 지나치면 사람의 평상심을 잃게 되고 선비까지도 올바른 길을 가기 어렵게 된다. 적절한 자산이 늘 있어야 사람의 마음도 언제나 정상적이게 된다는 사자성어가 있으니, 바로 항산항심(恒産恒心)이다.
이재에 능한 역사적 인물이 허다히 많지만 한 사람의 대표적 인물이 범려(范蠡)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춘추시대 때 월(越)나라 재상으로 왕 구천(句踐)을 도와 오(吳)나라를 멸망시키고 통일을 성취하여 그 공로가 지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인이었던 서시(西施)와 함께 제(齊)나라로 가서 살았다.
이재에 능하여 여러 번에 걸쳐 많은 재산을 모았고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모은 재산을 요긴하게 사용하여 도주공(陶朱公)이란 이름까지 얻었다. 오늘날은 자유시장체제의 자본주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윤을 극대화하고 자산을 축적하며 재벌로 성장하는 것은 자랑스럽고도 소망스러운 일로 치부되고 있다.
높은 공직에 가기 위해서는 청문회(聽問會)라는 과정을 밟는다. 많은 후보자들이 자산형성 과정에 있었던 불법 내지 불미한 일로 고역을 치루는 경우를 자주 본다. 돈이 있으면 죄인이고 돈이 없으면 청백리인가? 나이 60 전후의 사람이 영(0)에 가깝거나 마이너스(-)의 자산을 갖고 있는 경우를 보면서 저 사람은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저런 사람이 국정을 맡으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국리민복을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청빈이 청렴한 것 까지는 좋지만 무능(無能)이나 무위(無爲)와 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옛날의 선비는 농사나 장사나 제조 등의 생산적 활동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였기 때문에 청빈할 수 밖에 없었다.
‘청빈’이란 단어에서 ‘청’은 칭송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고상한 것이지만 ‘빈’은 결코 따를 바 못되는 멀리할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하다는 것은 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방에 자랑할 만한 포상감도 아니다.
‘거지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 돈을 벌 때는 몸과 수단을 아끼지 말고, 돈을 쓸 때는 조심해서 가치 있게 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돈을 거지처럼 버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나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자 한다.
‘깨끗하게 열심히 벌어서 보람 있고 값지게 쓰라.’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재에 밝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결혼 당시 거의 백지에서 출발하여 아내와 함께 부지런하고 알뜰한 살림을 살아 튼튼한 가계를 구축했던 것이다.
내가 평생 추구한 생활지표는 다음과 같다. ‘빈궁하지 않은 청백, 부정(不正)하지 않은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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