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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사람 저질의 인간

2016년 08월 30일(화) 17:38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문경대학교 석좌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인간을 질적 차원에서 두 가지로 나누면 크게 양질(良質)과 저질(低質)로 나눌 수 있다. 양질의 사람은 정도를 가는 선량한 사람, 남에게 도움을 줄 뿐 해나 부담을 주지 않는 사람을 말하고, 저질의 사람은 정상적이지 못한 불량한 사람, 남에게 손실이나 부담을 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요약하면, 양질은 사람다운 사람의 기질이고 저질은 사람답지 않은 사람의 기질이라고 할 수 있다.

양질의 사람 가운데 보다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을 선인, 인자, 현자, 군자라고 부르며 반대로 저질 가운데 더욱 나쁜 사람을 소인, 패륜아, 악질 등으로 불리운다. 어떤 안건을 결정하기 위하여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찬반토론을 거쳐 민주적 절차를 밟아 최종안이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 안을 반대했던 사람들의 행위를 보면 인물의 자질이 잘 나타난다.

자기 주장과 다른 내용이라도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그것이 성공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양질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야말로 건전한 민주시민의 의식인 것이다. 그러나 협조도 비협조도 하지 않고 중립을 취하면 보통의 범인(凡人)에 속하지만, 결정된 사안이 잘 성취되지 않고 실패하기를 바라면서 그런 방향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게 바로 저질이고 악질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일찍이 양설이 있어 왔으니, 하나는 성선설(性善說)이고 다른 하나는 성악설(性惡說)이다. 성선설은 맹가(孟軻, 372~289 B.C.), 곧 맹자(孟子)가 주창한 이론으로서 유가(儒家)의 정설로 되어 있다. 태어날 때는 모두 착한 성품을 갖고 있으나 사람 속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안에 착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양보할 줄 아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아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을 갖고 있으며, 이들 마음이 바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단서가 되니, 이를 일컬어 사단(四端)이라 한다고 맹자는 설명하고 있다. 한편 성악설은 순황(荀況, 298~238 B.C.), 곧 순자(荀子)가 피력한 이론으로서, 사람은 본래 악한 본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배우고 살아가는 동안에 선악의 성품으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이들 성선설과 성악설은 각각 일리가 있어 어느 하나만이 절대로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즉, 태어날 때의 본성에는 착한 성질과 악한 성질이 함께 포함되어 있되, 양자의 비중은 사람에 따라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자라면서 교육을 받고 가정과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착한 쪽으로 바뀌기도 하고 악한 쪽으로 기울기도 한다.

양질의 사람은 남과 사회와 국가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부디 오래도록 살면서 많은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사람이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일찍 죽거나 일할 기회를 잃고 쉬고 있는 경우를 보면서 애석함을 금할 수 없게 한다. 반면, 저질의 인간, 특히 악질적인 사람은 태어나지 않는 게 상책이고, 혹시 태어나더라도 오래 살지 말고 일찍 죽는 게 중책은 되겠는데, 이런 부류의 인간들일수록 아주 오래 산다.

이런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에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고 사회활동도 최소화되어 남에게 주는 피해나 부담이 적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런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유족하여 상당히 만족한 삶을 살도록 함이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저질의 사람이 곤궁해지면 주변사람을 괴롭히고 남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양질은 못살아도 큰 탈이 없지만 저질이 못살면 일이 복잡해진다.

국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까지도 양질의 국민은 적극 보호하고 저질의 백성은 강하게 규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열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잘 못 잡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선량한 사람은 자기 마음만 믿기 때문에 자기 보호의 능력이 약하고, 선량한 사람끼리 뭉쳐서 힘을 키우는 노력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저질의 인간들은 스스로의 취약점을 엄폐하는 능력이 강하고 자기들끼리 단합하는 결집력도 강하다. 그래서 열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적을 잡기도 어렵다는 말이 생겨났다. 단결되지 않은 선한 사람 백 명은 단결된 저질의 두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을 양질로 만들 수 있을까? 하나의 방법은 저질의 사람을 골라서 지구를 떠나게 하거나 무인고도 또는 감옥으로 보내어 인간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모든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저질의 인간들로 하여금 저질로 사는 삶은 도저히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저질의 인간은 존립하기 불가능한 풍토를 조성하고 한편 양질로 사는 사람만이 잘 살고 더 출세하며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전통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라는 우리의 격언이 그대로 실현되는 인간사회를 만들어 나가자.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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