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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의 풍수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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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6월 17일(금) 16:39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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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조선 시대 영조(英祖)~숙종(肅宗) 조간에 살았던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 1690~1752)은 1751년에 출간한《택지리(擇里志)》라는 저서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곳, 즉 복거지지(卜居之地)가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으니, 첫째는 풍수학적인 지리(地理)이고, 둘째는 산업적인 생리(生利)이고 셋째는 주체적인 인심(人心)이며, 넷째는 자연으로서의 산수(山水)이다.
이들 요건을 만족하면서 재난과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길지(吉地)이자 명당(明堂) 가운데 열 곳을 골라 십승지(十勝地)라 명명하였다. 공주(公州)의 유구(維鳩)와 마곡(麻谷), 무주(茂朱)의 무풍동(茂豊洞), 보은(報恩)의 속리산(俗離山), 부안(扶安)의 변산(邊山), 성주(星州)의 만수동(萬壽洞), 안동(安東)의 춘양면(春陽面), 예천(醴泉)의 금당동(金堂洞), 영월(寧越)의 정동상류(正東上流), 운봉(雲峰)의 두류산(頭流山), 풍기(豊基)의 금계촌(金鷄村)등이다.
팔레스티나(Palestina)의 요단강 서쪽에 가나안(Canaan)이란 곳이 있다. 이곳은 성경에 의하면 여호와가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아브라함(Abraham)에게 약속한 이상향으로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한 땅이었다. 그리고 후일 모세(Moseh)가 오랫동안 애급(埃及)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민족을 이끌고 기적으로 홍해(紅海)를 건너고 시내(Sinai)산에서 여호와로부터 ‘십계명(十誡命, Ten Commandments)’을 받고서 40여 년간 에돔과 모아브 광야를 포류하다가 약속의 땅(Promised Land)인 가나안으로 인도해 갔던 것이다.
나는 경상북도 문경(聞慶)에서 태어나 자랐다. 문경은《택리지》에서 태백․소백산 남쪽의 신이 알려준 복된 지역이라고 한 예안(禮安), 안동(安東), 순흥(順興), 영천(榮川), 예천(醴泉) 등지의 옆에 위치하고 있다.
《택리지》는 문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조령 밑에 문경이 있다. 북쪽에는 우뚝하게 솟은 주흘산(主屹山)이 있고 남쪽에는 대탄(大灘)이 있다. 서쪽에는 희양산(曦陽山)과 청화산(靑華山)이, 동쪽에는 천주산(天柱山)과 대원산(大院山)이 있다. 사방 산속이나 들판이 제법 펼쳐져서 영남경계에 첫 고을이고 남북으로 통하는 큰 길에 닿아 있다. 임진년에 왜적이 북쪽으로 쳐올라오면서 대탄에 와서는 크게 두려워하다가 지키는 사람이 없음을 염탐한 다음에 비로소 지나갔고, 조령에 이르러서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러나 지대가 높은 고을이면서 아주 험한 산속이어서 살기(殺氣)를 조금은 벗었다는 감여가(堪輿家)의 말이다.”
이와 같이 문경은 우리나라의 십승지에도 포함되지 못하고, 태백․소백산 남쪽의 신이 알려준 복된 지역에도 들어있지 못하며, 이스라엘의 가나안처럼 약속의 땅도 아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이나 현대적인 입지이론(立地理論)의 핵심요소가 산맥과 하천에 있다고 한다면 내가 태어난 곳은 매우 명당이요 길지라고 할 수 있다.
백두대간에서 뻗은 산의 정기는 조령과 주흘산을 거쳐 오정산(烏井山)과 돈달산(遯達山)을 통해 나에게 전수되었고, 태평양과 남해에서 시작한 물의 정기는 낙동강을 거쳐 영강(穎江)을 통해 나에게 침투되었던 것이다.
내가 태어난 집은 돈달산을 배산(背山)으로 하고 영강을 임수(臨水)로 하여 입지하고 있으며, 자라는 동안 이들 산과 함께 호흡하고 이들 강과 함께 생활했다. 그리하여 문경 산들의 산신령과 문경 강들의 용왕은 항상 나를 지켜주었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셨다. 살아오는 동안 항상 신불의 가호가 있었고 수호천사의 보살핌이 있었으며 하늘로부터의 운이 따랐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태어난 문경의 고향마을은 나에게 있어 십승지이고 신이 계시한 복된 지역이며 선택된 약속의 땅이다. 그리하여 나는 조령의 정기를 받고 영강의 영험을 얻어 80년간의 생애를 통해 신화를 창조했고 전설을 남겼으며 역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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