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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무(三無)와 삼다(三多)

2016년 05월 27일(금) 16:06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없음, 곧 무(無)의 경지에 이른 삼무가 있으니, ‘무성(無聲)의 악(樂)’과 ‘무체(無體)의 예(禮)’와 ‘무복(無服)의 상(喪)’이 그것이다. 소리 없는 음악과 형체 없는 예절 및 상복 없는 상례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무기(無記)와 무리(無利)와 무익(無益)을 삼무라 하는 데, 차별함이 없는 것과 유리함이 없는 것과 이익됨이 없음을 뜻한다. 한 편 글 짓는 공부를 함에 필요한 삼다가 있으니, 많이 읽는 다독(多讀)과 많이 짓는 다작(多作) 및 많이 생각하는 다사(多思)가 그것이다.

이와는 전혀 다르게 지역에 따라 특색을 나타내는 삼무 또는 삼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대표적인 곳이 제주도(濟州道)와 울릉도(鬱陵島)의 두 섬이다. 섬은 다른 지역과 동떨어져 있어 고유하고도 독특한 특성을 유지하기가 쉽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제주도는 삼다와 삼무를 갖고 있어 삼다삼무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제주도의 삼다는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음을 상징하고 있다. 옛날 화산폭발로 형성된 섬이였기에 돌이 많이 생겨났고, 바다 복판에 있는 섬이기에 사방에서 많은 바람이 불어오며, 고기잡이 나간 남정네가 배가 전복되어 돌아오지 못하여 여자만 많아지게 된 듯하다.

지금은 돌과 바람은 아직 많다고 할 수 있으나, 여자의 수는 남자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제주도의 삼무는 도둑과 거지와 대문이 없음을 상징한다. 사방이 막힌 섬이니 도둑이 생기면 금방 잡힐 것이고, 바다에 고기가 많으니 굶는 사람이 없어 거지가 있을 수 없으며, 도둑이나 거지가 없으니 구태여 대문을 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육지와의 교통이 편리하여 육지에서 원정 온 도둑이 가끔 발생하고 그래서 도시의 집들은 거의 대문을 달고 있다.

한편 동해 바다 복판에 있는 울릉도는 삼무오다도로 불리우고 있다. 삼무는 도둑과 거지 및 바퀴달린 물건이 없음을 뜻한다. 바퀴달린 물건이란 손수레, 우마차, 자전거,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을 일컫는 데, 지금은 울릉도에 기차와 비행기만 없지 나머지는 다 있다.

머지않아 철로와 비행기 활주로도 생겨날 것이며, 삼무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울릉도의 오다(五多)는 눈, 바람, 오징어, 향나무, 미인으로 되어 있다. 제주도의 삼다에는 ‘여자’로 표현하였으나 울릉도에서는 ‘미인’으로 표현하여 무척 애교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미인들이 원래 울릉도 출신의 여자들인지 아니면 돈 벌러 육지에서 건너간 미인들인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이들 두 섬이 갖고 있는 이들 삼다, 삼무, 오다의 특성이 아름답고 정겨운 전통으로 오래도록 남겨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그러면 우리 문경에는 이러한 삼다나 삼무는 없는가? 전해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문경에도 일찍이 삼다가 있었다고 하는 데, 그것이 ‘신석호(申石虎)’이다. 옛부터 문경에는 신씨(申氏) 성을 가진 사람이 많이 살았고 돌과 바위가 많았으며 호랑이가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고 한다.

많은 신씨 가운데는 충신․열사와 효자․열녀 및 학자․관리가 다수 배출되었고, 산이 높고 골이 깊어 크고 귀한 돌들이 산재해 있으며, 호랑이가 많아 오정산(烏井山) 아래에 호계(虎溪)라는 지명까지 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이 달라졌으므로 새로운 삼다와 삼무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울창한 산림과 귀한 나무가 많고 사과․감․오미자 등의 과실도 많으며 도자기나 질그릇 같은 도기류(陶器類)도 많이 생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부의 자연자원과 역사적 관광명소도 허다하므로 여기서 골라 삼다로 삼으면 될 것이다.

소망하는 바로는 인재와 재화와 일자리도 많으면 좋겠고, 반면에 사고와 범죄와 불화(不和)같은 것은 없을수록 좋겠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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