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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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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6일(화) 12:1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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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조계종 특별선원인 봉암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가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문경지역에서 유일한 국보이다.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공덕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부도탑비인 지증대사 적조탑비가 그것이다. 국보 315호이다.
지증대사는 신라 하대의 승려로서, 창건 당시 지금의 봉암사 터를 살펴보고는 그 지세에 탄복하면서 “여기는 스님의 거처가 되지 않으면 도적의 소굴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한다.
비석은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모든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일부에서는 남한에 남아 있는 금석문 중에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탑의 비문을 지은 이가 최치원이다. 최치원은 신라말 유학자로 글씨와 문장에 능하였다. 이 비문에는 지증대사의 일대기와 공덕에 대해 자세히 쓰여 있는데, 최치원의 글에 대하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는 ‘남도답사 1번지’ ‘문경 봉암사’ 편에서 이렇게 설명하였다.
“글의 구성은 도도한 강물의 흐름처럼 막힘이 없고 이미지의 구사는 그 스케일이 클 뿐만 아니라 비유와 비약이 능란하여 낭만적 과장을 엿보게도 한다.”
과연, 그 다운 표현이다. 그런데, 이 비의 글 중에 지증대사의 임종부분을 표현하는 부분에 이르면 누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아! 별들은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달은 큰 바다로 빠졌다.”
일반적으로 신문 등 언론에서는 위인들의 사망소식을 전할 때, “큰 별이 떨어지다”정도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치원은 지증대사의 죽음을, 빛나던 별들과 달이 하늘나라로 되돌아가고 달이 바다로 빠져 밤하늘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으로 묘사하였다.
유홍준 교수가 ‘스케일 큰 이미지의 구사와 능란한 비유와 비약, 그리고 낭만적 과장’이라고 최치원의 글을 평가한 바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옛 사람들의 글 솜씨와 표현력은 지금의 우리와 비교하여 더 없이 뛰어난 경우가 적지 않다.
조선시대 최고의 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의 화첩(畵帖) 석농화원에 부친 발문에 이런 문장이 있다.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이는 훌륭한 작품들을 수장한 석농 김광국에 대하여 유한준이라는 당시의 문인이 헌사한 글이지만, 현대에 이르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다.
유홍준 교수가 자신의 답사기에서 위의 글을 인용한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으나 정확한 문장이 기억나지 않아 자신의 책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고 하였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같은 글이지만, 표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마음은 다른 듯하다.
그러나, 유홍준 교수가 각색한 저 글도 사실, 원전(原典)에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그 무엇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옛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한자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나, 한자는 번역에 따라 다르게 와 닿게 되는데, 어쩌면 그것이 옛 사람과 지금의 우리들 사이의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장애에도 옛 사람의 진실한 마음과 생각들은 자신이 쓴 글과 크게 다를 수가 없다. 최치원이 지은 비문의 명문장처럼, 유한준의 헌사처럼 말이다.
창밖에 비가 오고 있다. 문득, 최치원의 저 유명한 명시 추야우중(秋夜雨中)이 떠올라 읊조려본다.
“가을바람에 외로이 읊나니/ 세상에 나를 아는 이 없구나/ 창밖에 비 내리는데/ 등불 앞 고향을 그리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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