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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016년 01월 29일(금) 13:31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일요일 미사를 마치고 성당 밖에서 교우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때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성당에 나오고 있는 후배였다. 반가웠다. 악수를 청하고 안부를 나누었다. 그가 옆에 있는 사람을 소개했다.

“우리 아들입니다.”

중학생이면서도 유난히 키가 큰 아이를 보며, 힘 있게 손을 잡아주었다. 언젠가 그로부터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들은 초등학교 때 교통사고를 당하였다고 했다. 단순한 접촉사고가 아닌, 차량이 아이의 몸을 덮치는 큰 사고였다. 중상이었다. 후배는 현장에서 직접 사고를 목격했고, 그래서 아픔이 남달랐다.

그러나, 후배의 간곡한 보살핌으로 아들은 다행히 회복하였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타고난 체력과 소질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아들은 운동 특기생이 되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 다시 몸을 다치는 일이 생겨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밝은 웃음으로 안부에 답하는 아이를 보며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 다음에도 성당에 꼭 나와”

웃으며 화답하는 아이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문득 몇 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우진이는 고등학생이었다. 단순 폭행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되었고 검사는 형사조정을 하도록 하였다. 보호자와 함께 참석한 피해자와 달리, 긴장된 모습으로 혼자 자리에 앉아 있는 그가 왠지 불안해 보였다.

잠시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진이는 초등학교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하여, 한 쪽 눈의 시력이 사라질 처지이고 한 쪽 귀의 고막이 좋지 않다고 했다.

사고 후, 어머니 혼자서 형과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진이도 아르바이트를 하여 스스로 학비를 벌고 있다고 하였다. 이번 사건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그때, 우진이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처음으로 밝게 웃었다.

그의 이야기를 조정위원들에게 전해주었고, 다행히 조정은 성립이 되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배상금이 걱정이었다.

“고맙습니다. 지금 하는 알바 마치고, 새벽 1시30분까지 하는 알바 더 하면 되요.”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이 분명 어려운 환경임에도 저렇게 이겨내려는 마음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에게 음악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음악을 하고 싶은 열정으로 그 꿈을 위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웃음을 지었다.

성당에서 만난 후배의 아들과 몇 년 전 그때 우진이의 웃음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웃음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그 웃음의 전부를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웃음을 유지하고 받쳐주는 후배 부부와 우진이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 그와 함께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그들의 버팀목이 된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웃음의 바탕일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예보에는 오늘이 역대급 가장 큰 추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사를 나누며 작별을 하였다. 함께 걸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추위는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성당의 종탑 위에 새들이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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