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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陶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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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8일(금) 15:4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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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출근하자 사무실이 분주하였다. 아침 일찍 직원 교육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사는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이었다. 선생은 대한민국 도예명장으로 우리 문경 인이다. 대회의실에서 강의를 하는 그는 여든셋의 고령에도 꼿꼿하였다. 눈은 맑았고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고령의 나이에 흔히 있는 오래된 기억의 망각에서도 아직 비켜 있는 듯했다. 전문적인 용어와 지리적 명칭 등에 머뭇하지 않았다. 물은 흘러 지류가 되지만 그의 말은 막힘없이 강으로 흘러갔다. 그가 강의하는 주제는 「문경 도자기와 나의 인생」이다.
우리 문경은 예로부터 민요지(民窯地)로 알려진 곳이다. 해방되던 무렵만 해도 문경읍 일대에는 스무여 곳에 달하는 요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주로 만든 것은 종지나 사발 등 작은 기물에서부터 요강과 화분 그리고 단지나 항아리 등 큰 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이처럼 우리 문경이 사기장으로 번성하였던 이유는 무엇일까.
“문경은 흙이 좋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특히 문경의 도자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문경에서 생산되는 흙 때문이라고 한다. 문경의 흙은 열에 빨리 녹고 변화가 있는 색이 나오는데, 구우면 흰 바탕에 분홍색이 곁들여진다고 한다.
만들어진 그릇을 눈으로 보면 색이 연한데, 차를 부으면 분홍색이 도드라져 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그릇에 꽃이 핀다면서 미치도록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꽃피는 도자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 사람들의 도자기에 대한 미적 감각을 차치하고서, 우리 문경의 흙으로 빚은 도자기가 다른 지역의 도자기들과 차별성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최고의 도예인으로 추앙받게 되었을까.
“일본 교토의 대각사 주지인 사쿠라가와 스님과의 인연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문경요를 찾아온 스님으로부터 고려다완, 즉 일본의 국보인 이도다완의 재현을 권유받고 작품을 인정받게 된다. 그 뒤 일본 교토의 대덕사를 찾아가 그곳에 소장된 일본의 국보인 이도다완을 보았다. 그 다완을 마주한 순간, 영감처럼 ‘우리 조상이 만든 이 다완을 우리나라에서 완벽하게 재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다완에 대한 외길 인생이 시작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가 이루어낸 일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미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TV는 Asia's Who'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에서 도자기 분야 중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인물로 그를 소개하였다. 그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2000년도 KBS TV에서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를 ‘조선의 마지막 도공’이라고 불렀다. 세계적인 도예 강국인 일본에서는 그를 “고려다완을 제일 잘 재현해 낸 사람”이라고 극찬하고, 그의 작품에 “반전의 미학과 공예적 가치”,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지를 넘어선 예술”이라는 최상의 헌사를 바치고 있다.
그는 우리 문경이 고려다완, 즉 조선 민요의 전통을 잇는 도자의 고향으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차인들에게 다완과 차도구의 옛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그가 이루어낸 지금의 가치는 아직 미완성이다. 그가 우리 문경에 도자의 맥을 잊는 발판을 마련하였다지만, 지금 힘찬 발돋음 앞에서 머뭇하며 주저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몫이 아니다.
우리 문경 도자기의 미래는 그를 넘어선 그 누군가의 몫일 수밖에 없다. 도천(陶泉)은 그의 호다. 호에는 샘처럼 맑은 도자기를 만들겠다는 그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샘은 물의 근원이면서 만물의 원천을 상징한다. 어쩌면 우리 문경의 도자기가 세계를 향해 비약하는 원천이 되기를 염원하는 숨은 뜻도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도자기의 미래는 밝습니다.” 힘주듯 마무리 하는 그의 말에 직원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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