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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지 않는 풍차

2015년 09월 18일(금) 15:38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풍차(風車)는 바람의 힘을 동력으로 이용하여 정미(精米), 제분(製粉), 제재(製材), 양수(揚水) 등을 하는 데 쓰이는 기계이다. 이런 풍차는 돌아가야 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기계에 고장이 생긴 때, 또는 이용가치가 없어 폐기처분 하는 경우에는 풍차는 돌지 않는다.

‘돌지 않는 풍차’는 풍차로서의 기능은 사라지고 하나의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거나 스페인의 만용 기사(蠻勇騎士) 돈키호테(Don Quixote)가 행하는 공격의 대상이 될 뿐이다. 우리는 바람이 많은 북부 유럽을 여행하다가 돌아가는 풍차와 함께 돌아가지 않고 그냥 서 있는 풍차도 많이 보곤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주체는 각자의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자기소임을 다하고 있다. 즉, 독자적이고 고유한 존재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 어떤 이유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그 활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폐기되는 경우가 생긴다.

시적인 표현으로 몇 가지를 예거해 본다. 임자 없는 나룻배, 번지 없는 주막, 이름 모를 묘지, 이정표 없는 거리, 등대 없는 항구, 벌레 먹은 장미, 잃어버린 정조, 이빨 빠진 호랑이, 음지에 피는 꽃, 돌지 않는 물방아, 고장 난 벽시계.

그러나 기계나 장비, 건물이나 물건 같은 것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수선․보수하고 재건축․리모델링하여 그 기능을 재생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생물은 이러한 재생에 한계를 갖기 때문에 아예 폐기처분하고 대체하는 방법을 취하게 된다. 세대교체가 그것이고 신진대사가 그것이다.

사람은 세월과 함께 늙어가면서 그 기능이 약해지다가 마지막에는 죽음으로 끝난다. 사람에 따라 그 사람의 풍차는 다양하게 돌아간다. 오래도록 잘 돌아가는 풍차가 있는가 하면 일찍이 그 힘이 약해지거나 아예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늙은 나이까지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젊은 나이에 일찍부터 활동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내재적 능력과 조건 때문인 경우도 있고 사회적 및 환경적인 외적 요인이나 제약에 기인한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생애 전체의 가치와 보람이 갖는 크기가 결정되어지게 된다.

돌지 않는 풍차로 살아온 사람의 고백을 읊은 노래가 있다. 조흔파 작사, 박시춘 작곡, 문주란 노래의《돌지 않는 풍차》가 그것이다. “사랑도 했다 미워도 했다 그러나 말은 없었다/ 소낙비 사랑에는 마음껏 울고/ 미움이 서릴 때면 몸부림을 치면서/ 말 없이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은/ 아-아-아- 돌지 않는 풍차여.” 돌고 싶지만 돌 수 없는 풍차처럼 사랑과 미움, 기쁨과 슬픔을 숱하게 겪으면서도 안으로 새기며 말없이 살아온 사람의 회환에 찬 절규이다.

나는 그동안 비교적 잘 돌아가는 풍차로 살아왔다. 내부의 고장으로 잘 돌지 않을 때는 내 손으로 고쳐 돌렸고, 바람이 없어 돌지 않을 때는 바람 많은 곳을 찾아가 돌았다. 타고난 본질도 좋았고, 성장하고 수학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덕성과 지식도 양호하여 부는 바람에 적절히 적응함으로써 많은 유효한 결실을 가져왔던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적절한 바람이 불어주었고, 그 바람을 타고 내 풍차는 올바로 돌았다. 80세의 경륜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작동을 한 나의 풍차는 많은 벼를 정제하여 쌀로 만들었고 콩과 밀을 빻아 많은 가루를 만들었고 유용한 목재를 대량 제조했으며 많은 물을 아래에서 위로 퍼 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부속도 많이 낡고 바람도 크게 줄어서 매우 천천히 돌아가는 풍차로 바뀌고 있다.

아마 멀지 않아 아주 서버리게 될 것 같다. 애석하고도 매우 슬픈 일이다. 마지막 힘을 다 하여 그동안 풍차가 돌았던 역사와 업적을 하나의 기록으로 이 세상에 남겼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을 뿐이다.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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