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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불고(德不孤)

2015년 09월 08일(화) 13:17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며칠 전이었다. 어떤 이로부터 신문의 칼럼을 소개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가 모 일간지에 ‘문제는 덕이다’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이었다. 스마트 폰으로 받은 글을 읽다가 여의치 않아 인터넷을 찾았다.

최 교수는 칼럼에서 ‘훈고의 기풍으로 가득 찬 이 나라를 창의의 기풍이 넘치도록 바꿔야 한다.’라고 주창하였다. 그런데 최 교수는 사람이 지닌 재주나 훈련된 지식에서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가 창의성의 근본적인 동력으로 제시한 것은 ‘덕(德)’이었다.

일반적으로 덕은 인간이 지닌 바람직한 인격과 그 인격의 발현으로 나타난 결과를 뜻한다고 사전에는 정의하고 있다. 그렇지만 덕이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칼럼에서는 덕에 대한 의미를 덕과 자주 비교되는 재주에서 그 실마리를 풀고 있다. 재주가 덕보다 승하게 작용되면(才勝德) 하급이고 덕이 재주를 좌우하거나 재주가 덕이 발휘된 결과로 나타나면(德勝才) 상급이라고 하였다. 이는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나오는 고사에서 근거하는 말이기도 하다. 덕이 재주보다 큰 사람을 군자(德勝才 爲君子)라고 하는 유교적 명제가 여기에서 유래되고 있는 것이다.

칼럼은 덕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근본 동력이자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 만드는 내면의 힘’이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재주는 외부를 향하면서 자신의 이득과 이해관계에 따르지만, 덕은 자기 내면을 향하는 성찰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덕을 바른 인품이 외부로 드러나는 상황이 되면, 덕택과 덕분, 공덕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래 전 우리 지역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선배가 있었다. 그런데 사업이 부도가 나서 외지로 떠나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주변의 사람들이 너나없이 말렸다. 어렵더라도 지역에서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 것이다. 동료와 선후배들의 격려에 그는 돌아왔고, 어렵지만 다시 주변을 정리하고 일어 설 수 있었다. 이는 그가 주위 사람들에게 평소 덕을 베풀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 교수는 칼럼에서, ‘덕이 작동되는 사람에게는 그 깊이로부터 우러나는 향기가 발산되고 그 향기가 감화력을 갖게 해준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공자는 일찍이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즉, ‘덕불고(德不孤)’라고 설파했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찾아가는 절이 있다. 그 절은 빼어난 절경과 오랜 역사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몇 년 전, 그 절의 큰스님이 불사에 뜻을 두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절은 주위 여건과 위치가 전에 있던 곳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런데 새로운 절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찾아와 큰 스님을 뵙는 것이다. 사람들은 큰 스님의 공덕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큰 스님 덕분이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사마천의 사기열전의 고사도 이와 같다. 중국 위나라 무후(武后)가 나라의 험준한 지형지세를 보고, 산하의 견고함이야말로 위나라의 보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신하인 오기(吳起)가, “나라의 견고함은 어진 덕에 있지 험준한 산하에 있지 않습니다.” 라고 하였다.

사마천은 산하의 위용을 사람이 지닌 재주에 빗대어, 지도자는 재주와 덕을 겸비해야 하지만 하나를 꼽자면 덕이 우선이라 말한 것이다. 결국 사람이 지닌 재산과 재주와 주위의 절경 등과 같은 배경들은 사람의 덕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다.

칼럼은 창의성의 근본적인 동력이 덕에서 비롯되는데, 덕을 지닌 사람이 편협 되지 않은 이념과 세계관으로 창의적 기풍을 지닐 수 있다고 매듭을 지었다. 물론 그럴 수 있겠다. 그러나, 칼럼을 읽고 마음에 남는 것은 오래전 공자가 논어에서 밝힌 ‘덕불고(德不孤)’라는 말이었다. ‘필유인(必有隣)’이라는 글은 바로 뒤에 따른다.

즉, 덕이 있는 사람은 그 향기에 감화되어 따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덕불고’는 덕을 지닌 사람이 당연히 받을 결과이다. ‘필유인’은 그 결과를 완성하는 어미(語尾)가 된다. 하여 ‘덕불고(德不孤), 필유인(必有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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