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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2015년 03월 10일(화) 18:11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청사 옆 담 너머에 산수유나무 꽃이 피었다. 지난 주 망울이 맺힌 것을 보았었는데 어느 새 노랗게 채색이 되었다. 겨울 동안 빨간 열매가 달려있던 것이 온통 노란 꽃이다. 그러나 개나리와 같은 원색의 노랑이 아니라 파스텔톤의 어른거리는 노랑이다. 마치 몽롱한 안개를 보는 듯하다.

소설가 김훈은 그가 지은 책 ‘자전거 여행’에서 선암사 뒷산에 핀 산수유를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라고 표현했다.

산수유는 산골짜기 외진 곳에서 낯선 시골의 어느 담 너머에서 늦은 겨울, 이른 봄에 생각지도 않게 만나는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등장을 눈치 채지 못한다.

문득, 달빛에 흔들려 방 창문을 열어보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집 뒤안 , 그곳에서 산수유가 혼자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 산수유는 올해도 언제 피는지를 알지 못하였구나.’

그런 탄식은 질 때에도 마찬가지가 될 듯하다. 산수유꽃은 복사꽃과 배꽃 그리고 온 천지에 벚꽃이 필 때쯤에는 아예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꽃이 언제 지는지를 알지 못한다.

매화는 붉은 홍매紅梅가 제격이다. 그래서 매화를 떠올리면 무엇보다 홍매화紅梅花가 생각난다. 이 홍매나무가 꽃을 피어내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마치 나무가 자신의 몸속에 저장해 놓은 홍화紅花를 밖으로 밀어 내놓은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망울들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는 그 붉은 현란함은 어지러울 정도이다. 어느 때던가. 마당에 핀 매화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뭇가지를 손톱으로 굵게 긁어보았다. 과연 속까지 붉어있었다. 홍매화와 같은 동색의, 마치 핏빛처럼 붉었다.

그래서 김훈도 매화를‘나무가 몸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뿜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그 홍매화는 우리 집 앞마당에서 아직 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다리지 않는다. 필 때 피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다. 매화는 꽃이 피고 나면 열흘을 넘기지 않는다. 때가 되어 바람 불면 미련 남기지 않고 바람에 실려가 가지를 떠난다.

그래서 분분紛紛한 낙화가 된다. 매화가 지고 나면 겨울이 지나가는 기쁨보다 봄이 앞서 지나는듯한 아쉬움이 크다. 절정은 쇄락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매화가 피기를 굳이 기다리지 않는 이유가 봄이 곧 지날 것을 아는 마음 때문인지 모르겠다. 매화가 지고 나면 본격적으로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주저 없이 봄꽃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학교 언덕이나 울타리에 너나없이 피는 꽃은 개나리이다. 야트막한 야산의 어느 곳에도 피어나는 진달래는 아련한 향수鄕愁같다. 벚꽃은 4월 봄의 절정에서 온 산하를 물들인다. 우리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진남교반으로 들어서는 터널에서 마주보이는 산벚꽃은 담백한 듯하지만 초라하지 않고 화려한 듯하면서도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뽐낸다. 반재이도랑의 벚꽃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마술이다. 붉은 기운을 머금은 수천만송이의 망울들이 동시에 터트리는 흰색 꽃의 현란함은 봄의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곧 이 벚꽃무리에 지친다면 홀로 고목이 되어 주암舟巖과 한 몸이 된 주암정의 왕벚나무를 찾을 일이다. 그곳에서 연하고 순한 잎들이 산화散花되어 연못을 가득 메운 모습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산북 큰마을의 석문 바위에 핀 참꽃과 월방산 자락에 핀 진달래도 봄의 운치를 더하는 풍광 중 하나이다.

경칩이 지난 지금, 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와있다. 곧 봄꽃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빼앗게 할 것이다. 그러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봄은 짧다. 봄꽃은 더 짧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고 눈 두어 나서지 않으면 금새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나무에 맺힌 꽃망울들을 유심히 보아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피고 지는지 눈치 채지 못하는 저 산수유처럼 봄꽃이 다 진 뒤에 여름을 맞이할지 모른다. 가슴을 치고 말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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