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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치막 자락에 깃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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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02일(월) 10:22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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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도포(道袍)는 옛 사람들의 외출복이다. 그것도 한껏 멋을 부린 외투다. 그래서 다른 포와는 격을 달리하는 고아함과 우아함이 있다. 뒷부분이 두 겹으로 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뒷 트임을 가리는 다른 한 겹의 전삼(展衫)이 붙어 있는 것이다.
이 전삼 하나로 도포는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袍)가 되었다. 전삼은 선비의 부자연스런 뒤태를 감춰주면서, 말을 탈 때에는 뒤를 가리는 마상의(馬上衣)의 역할을 하였다. 또한 넓고 풍성한 소매와 함께 펄럭이는 전삼의 모습은 뭇 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였을 듯하다. 그래서 옛 사람들, 특히 사대부들에게는 최상의 고급 옷이었음이 분명하다.
문화평론가이면서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은 옛 선비들이 쓰는 갓에 대해서,
“갓은 쓴 사람의 인격이나 정신을 표현하는 언어, 하나의 기호이다. 남자의, 선비의, 양반의 시니피앙(signifiant: 기표)으로써 사람 전체의 몸을 기호로 바꿔놓은 작용을 한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어디 갓 뿐이랴. 도포 또한 입은 사람의 인격이나 정신을 표현하는 언어, 남자의, 선비의, 양반의 시니피앙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도포는 근대를 지나면서 입을 수 없게 되었다. 고종이 갑오개혁을 단행하면서 넓은 소매, 즉 광수포(廣袖袍) 착용을 금지하게 했던 것이다.
오늘 날, 우리가 보는 도포는 단절된 복식의 복원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옛 화원들이 그린 그림에서야 살펴 볼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옛 무덤에서 발굴된 복장품이 옛 시대에 가장 가깝다.
2006년 9월 무렵, 영순면 의곡리에서 였다. 전주최씨 최진 일가의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복장 유물이 발견되었었다.
이때 부인의 묘에서 남자의 포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중치막(中赤莫)이었다. 지금까지 발굴된 가장 오래된 중치막이라고 하였다. 중치막은 저고리 위에 입는 웃옷의 일종으로써 도포와 함께 임진왜란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 남자의 외출복이다. 소매가 넓고 옆트임이 있는 긴 옷으로 활동이 자유로운 젊은 세대에서 주로 입는 평상복이라고 한다. 이 중치막은 겨울용이었는지 두툼한 누비와 같았다.
옛길 박물관에서는 지난 2010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발굴된 옷들과 함께 ‘중치막 자락에 깃든 사연’이라는 주제어로 전시회를 열었었다. 그런데, 정말 이 중치막 자락에 깃든 사연이란 무엇이었을까.
복식 연구가들은 이 중치막이 부인의 묘에서 발굴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이를 옛 풍습인 수례지의(襚禮之衣)에 비유한다. 수례지의는 ‘배우자나 형제, 친척, 친구 등이 망자의 관에 넣어주는 옷 또는 그 의례’를 뜻한다. 그리고 최진의 묘에서는 부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저고리와 포의 일종인 액주름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평소 입던 옷들을 서로를 위하여 준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왜 입고 있던 옷들을 가장 가까운 망자의 곁에 넣어주었을까. 그것은 지극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이는 비록 수례지의가 하나의 풍습이지만 모든 복장물에서 다 같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안동의 원이 엄마가 죽은 남편의 곁에 자신의 머리털로 엮은 미투리를 묻은 것이 흔치 않은 까닭과도 같다.
그렇다. 중치막 자락에 깃든 사연은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 부부 사이의 애틋한 사랑이다. 중치막과 저고리 등은 평소에 망자가 입던 평상복이었다. 늘 그 옷으로 서로를 대하였듯이 영원히 함께 하고자하는 소망을 저 쪽빛 중치막 자락에 담았던 것이다.
옛 사람들의 사랑의 표현이 이러할 터인데, 문득 젊은 선비의 도포 뒤 전삼 자락이 바람에 펄럭이는 옛 모습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들 부부의 사랑이 저 전삼 뒷자락에서 싹트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바람 부는 이 겨울, 두툼한 외투 깃에 고개를 묻는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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