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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2015년 01월 22일(목) 11:48 [주간문경]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주)문경사랑

 

하늘과 땅과 사람, 곧 천지인(天地人)을 우주의 삼축(三軸) 또는 삼도(三途)라 한다. 이들 삼자는 모두 신(神)이 의도적으로 만들었거나 우연히 저절로 마들어진 자연물이다. 이들은 지구, 특히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설정된 세 개의 기둥이자 세 가지 길이다.

하늘의 길을 천도(天道)라 하고 땅의 길을 지도(地道)라 하며 사람의 길을 인도(人道)라 한다. 천도는 천체들의 운행을 질서 있게 만들고 지도는 모든 생물을 영속하게 만들며, 인도는 인간의 안정과 행복을 보장한다.

따라서 천도가 깨어지면 우주가 소멸하고 지도가 흔들리면 만물이 사라지며 인도가 무너지면 인간사회는 멸망한다. 천도와 지도는 자연 또는 신의 법칙과 원리에 의해 발휘되므로 안정적이지만 인도는 인간의 의지와 행동에 의해 좌우되므로 가변적이고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삼도 가운데 가장 직접적이고 위태로운 것은 인도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은 물론이고 땅과 사람도 자연의 섭리와 법칙에 따라 운행하고 변화한다. 그리고 이들 삼축은 각각 고유한 기운(氣運)을 갖고 있으니 일종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우주에 있는 기운, 곧 에너지는 이동하고 변화하되 총량은 가감 없이 일정하여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

하늘의 기운을 천기(天氣)라 하고 땅의 기운을 지기(地氣)라 하며 인간의 기운을 인기(人氣)라 한다. 천기는 빛, 공기, 비(雨) 등으로 대표되고, 지기는 생물의 존재와 성장을 도우며, 인기는 사람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원천이다.

지기는 천기를 벗어나서는 안 되고 인기는 천기와 지기의 범위 안에서만 발휘되어야 한다. 인기가 지나쳐 지기를 해치거나 천기를 교란시켜서는 안 되며,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인기의 감소나 소멸을 초래하게 된다. 천벌(天罰)을 받는다거나 지앙(地殃)을 받는다는 말이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하늘의 법망은 성긴듯하지만 결코 새어나가지 못한다[天網恢恢 疎而不漏].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만물 가운데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는 말이 있다. 즉 인간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는 뜻이다. 이는 물론 인간의 입장에서 한 말이니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별들 가운데 적어도 우리 지구에서만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숫자가 많은 개미나 벌도 아니고 힘이 센 사자나 코끼리도 아니다. 사람은 두 발로 걸어 다니고 두 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발은 땅을 딛고 있다. 하늘을 공경하고 땅을 중히 여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어느 다른 생물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확실히 복이다. 이렇게 복을 타고난 사람이기에 살아 있는 동안 복을 받은 동물답게 올바로 살아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하늘과 땅을 귀히 여김은 물론이고 사람 상호 간에도 화목과 사랑이 충만하도록 해야 한다. 하늘을 더럽히고 땅을 파괴하며 인간사회를 교란시키는 일을 반복하게 되면, 그 재앙은 인간에게 돌아오고 결국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리를 내놓게 될 것이다.

하늘의 시운(時運)이 중요하다지만 땅의 이득만 못하고, 땅의 이득이 중요하다지만 인간의 화목만 같지 못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역으로 해석하면 인간의 화목을 통해 땅의 이득을 더욱 증진시키고 나아가 하늘의 시운을 올바로 향유토록 해야 함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실로 인간의 도리와 처신이 중차대함을 강조하는 명언인 것이다.

나라와 지방과 주민을 분노케 만드는 일은 결코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되며, 그런 일을 범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존재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가적 법률이나 사회적 규범은 바로 이러한 일들을 예방하고 처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종교와 법률과 도덕은 사람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강령이요 윤리이다. 사바세계 삼라만상의 윤회가 조화와 질서의 교향음을 이루며 억조창생과 더불어 만겁을 두고 길이길이 영원하소서.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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