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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년 01월 12일(월) 09:52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시드니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새해 첫날 월방산 아래 잿봉서를 찾았다. 해맞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잠시 불을 쪼이고는 해를 잘 볼 수 있는 넓은 반석 위에 올라섰다. 해가 떠오르는 쪽을 향했다.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을미년 새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선명하고 붉은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여기저기에서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둘러 소망을 기원하였다.

한 해를 뒤로 하고 새 해를 맞이하는 일은 정말 거룩한 일이다. 그것은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사람만이 받는 선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해는 묵은해를 정리하는 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지난 연말 예기치 않게, 법무부로부터 대검찰청 주관의 호주 공무 국외 출장 명령을 받게 되었다. 다섯 명의 대검 직원들과 일주일간 시드니를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시내와 주변 등지를 관람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건물들이 있었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하우스나 하버브릿지와 같은 유명 건축물이 아니었다. 사암(砂巖)으로 지어진 중세 유럽풍의 오래된 건물들이었다.

“호주에서는 오래된 건축물은 개인의 것이라도 함부로 철거할 수 없습니다.”

가이드(guider)의 말에 의하면 호주에서는 팔십년이 넘는 건축물은 헤리티지(heritage, 문화유산)로 관리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건물들의 상당수가 일백년 전후의 유럽식 고건물들이었다. 그 가운데 QVB백화점 건물은 1898년에 세워진 것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댕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센터”라고 극찬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고건축물에서 우리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호주, 특히 시드니는 옛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서울이나 옛 고도(古都)를 둘러보면, 궁궐이나 사찰 등 특별한 용도의 건축물 외에 현존하는 일반 건축물은 적다. 그래서 경복궁과 인사동 그리고 북촌 일대에서 만나는 옛 건축물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렇듯 먼 곳의 사람들이 서울을 찾아오는 이유는 고건축물이 전하는 이야기 때문이다.

우리 문경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지역을 찾아오는 목적의 대부분이 문경새재이다. 그러나, 문경새재 외의 곳은 사람들이 별반 찾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우리 주변의 오래된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보존하고 관리하지 않은 때문인 것이다.

산북면 웅창마을의 주암정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람들은 오랜 세월 변함없는 정자와 주변 풍광에 감탄하고 탄식한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어느 여름날 음악회도 열렸었다. 그러나 꽃피고 낙엽 떨어지듯 그 뿐이다. 처음 정자의 주인인 채훈식 할아버지가 자비를 들여 처마둘레에 비가림막을 두르고 나무와 꽃을 심고 바위 위에 다리를 놓았다. 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워 관계기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편액에 적혀있는 연도가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등 여러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살펴보면, 주암정과 그 뒷산 도천사지터 등 주변의 역사 및 문화적 가치는 적지 않다. 시드니와 같이 우리가 고건축물의 가치를 알고 보존과 지원을 하지 않으면 지역의 문화적 미래는 밝지 않다. 서둘러 눈비비고 둘러보아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찾아올 곳들이 있기 마련이다. 날씨가 차다. 새해에도 할아버지는 고단한 몸을 이끌고 정자에 들러 언 땅을 쓸고 차가운 마루를 닦을 것이다. 또한 정자를 찾아올 이들을 위해서 다시 따뜻한 차도 마련해둘 것이다.

새 날 밝게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먼저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소망하였다. 더불어 우리 지역의 문화가 한껏 고양되어 올 한 해 즐거움으로 가득하기를 바랐다. 바람이 마을 쪽으로 내달았다. 해를 안고 잿봉서 월방산 자락을 내려왔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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