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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紳士)와 말(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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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9일(금) 16:13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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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그럼 신사(紳士)는 옛날과 달리 넥타이를 맨 사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네요.”
전통복식 수업 시간이었다. 옛 시대의 의복 등에 대하여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가 단순히 젠틀맨(gentelman)의 번역어가 아니라 이미 옛 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유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심의(深衣)라는 옷이 있어요. 유학자들이 입던 옷이죠.”
심의는 주자가례(朱子家禮)에 설명되어 있는 데, 17세기 이후 조선의 대학자들이 입는 겉옷 즉 포(袍)의 일종이라는 교수님의 설명이었다.
일천원권 지폐에 그려진 퇴계 이황이 입고 있는 옷이 바로 이 심의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옷의 띠를 지칭하는 말이 신(紳)이라는 것이다. 신은 한자어로 큰 띠를 말한다. 이 신은 허리둘레는 흰색이며 밑으로 길게 내린 부분이 검은 색이다. 전체적으로 흰색의 옷과 검은 테두리의 대비로 고아(高雅)하면서 고고(孤高)한 느낌이다.
눈치 챘겠지만, 심의를 입고 신(紳)이라는 허리띠를 두른 사람을 신사(紳士)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래서 신사에는 학식과 덕망이 있는 유학자를 뜻하는 의미가 있다.
당시의 시대상으로 남자들이 꿈꾸는 최상의 위치가 이 신사라는 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전적 의미인 점잖고 예의바른 사람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 현대의 젠틀맨에서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맨 사람의 모습을 연상하듯이, 신사 또한 신(紳)이라는 의상의 일부분이 그 상징이 되고 있다. 이렇듯 젠틀맨과 신사가 넥타이와 신이라는 일종의 띠와 같은 의상이 공통점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발견이다. 이는 의상이 사람들에게 어떤 형상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 한 역할을 하는 때문일지 모른다.
발을 감싸는 옷을 옛 사람들은 버선이라고 했다. 한자어는 말(襪)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신고 있는 양말이다. 그런데 왜 양말이 되었는가. 그것은 서양(西洋)의 한자어인 양(洋)을 버선이라는 한자어 말(襪)과 결합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양말은 옛 사람들이 신던 버선에서 비롯된 용어가 된다.
살펴보면, 우리의 옛 옷들은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형태와 이름들로 많은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옛 의복에 대한 경험을 전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는 오래 전 어느 고택에 들려 하룻밤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벽면에 여러 장의 옷본이 붙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유심히 살펴보니 가장(家長)의 두루마기에서부터 막내아들의 저고리 옷본까지 한 가족의 옷본들이 크기대로 있었다고 하였다. 옷본에는 언문(諺文)으로 제사와 집안의 대소사 일정 등이 세밀하게 적혀있었다.
아마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던 옷본으로 짐작하였다는 것이다. 그 옷본을 바라보면서 한 가족의 생활과 삶의 여정들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으면서, 옷에 대한 마음이 달라졌다. 그리고 수 천 년 동안 내려오면서 변형되고 소멸되며, 새롭게 재단되어진 우리 전통 옷의 내력들이 궁금했다. 더하여 우리 옷의 가치가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와 말이라는 용어가 이미 오래전 우리 곁에서 불려 왔던 원형에서 비롯된 사실은 그들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한다. 일종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그래서, 정장에 붉은 색 넥타이를 매면서 마치 조선시대 유학자가 흰색 심의에 하얀 부분으로 신을 허리에 둘러 검은색 부분을 밑으로 늘어뜨려 멋을 부리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한다. 양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양복을 입을 때마다 조선 시대 유학자인 진정한 신사가 될 수 있는 즐거움을 가져볼 수 있다.
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춥겠지만 신사(紳士)가 되는 기쁨을 누려 볼까한다. 추위쯤이야 대수롭겠는가. 신사가 되는 일인데 말이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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