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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玄悳)

2014년 12월 10일(수) 10:24 [주간문경]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주)문경사랑

 

그를 만났다. 어느 가을 날 지역신문에 실린 글을 읽고 추수문장불염진(秋水文章不染塵)이라는 글귀를 보내주었다. 이는 추사 김정희가 즐겨 쓰던 것으로 ‘가을 물 같이 맑은 문장은 티끌에 물들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다.

추사는 이 글 앞에 춘풍대아능용물(春風大雅能容物)이라는 대련(對聯)을 썼다. 풀이하면, ‘봄 바람 같은 시는 능히 만물을 받아들이고’라는 의미라고 한다. 보잘 것 없는 글을 그와 같은 문장에 빗대어 과분하였다. 그는 산양면 봉정마을이 고향이라고 했다. 굴골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고운 최치원의 후손인 경주 최씨의 집성촌이기도 하다.

십 여 년 전 숭조(崇祖)와 애향(愛鄕)의 마음으로 이미 ‘봉(鳳)이 머무는(亭) 골’이라는 책을 지어내기도 했었다. 책에서는 봉정 마을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 외에도 그의 남다른 인문학적 안목이 돋보이는 글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그를 만나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깊은 탁견에 감탄하게 된다.

고희의 나이에 약국을 운영하면서도 보여주는 고문(古文)과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관심에는 고개가 숙여지곤 한다.

어느 날이었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서울의 최창묵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싶은데요. 연락처를 알고 싶어요.”

신문에서 ‘망년우(忘年友)’라는 글을 읽고 그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얼마 뒤, 최 선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덕분에 대학시절 가정교사를 하면서 가르쳤던 제자와 어머니를 오십년 만에 만났어요.”

기쁘고 들뜬 목소리였다. 그리고 연말이면 환경이 어려운 소년소녀들에게 ‘좋은 생각’이라는 책을 보내는 ‘아름다운 선물 101’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보태어 주고 있다. 이렇듯 그와의 좋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에서의 그와의 만남도 최근에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으로 발전되었다. 지역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과 함께하는 자리이다.

“추사가 쓴 글에 이런 글이 있어요.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 가장 좋은 모임은 가족이라는 의미인데, 제겐 이 자리도 그런 마음이네요.”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라는 글귀가 위 글 앞에 나와 서로 대련이 된다. 이는 연말을 앞둔 최근 분위기에 잘 맞는 말인 듯하다.

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무렵, 갑자기 그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정 선생 글을 보면 호(號)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던데, 내가 한 번 생각해봤어요.”

귀가 솔깃해졌다. 옛 사람들은 나이가 되면 이름 대신에 남들이 부르는 호를 가졌었다. 물론, 태어난 마을의 이름과 거주하는 집의 이름을 호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호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지향하는 바와 사람됨의 특징을 글자에 담아 이름을 대신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현(玄)에는 검다는 것 외에 깊이 있는 그윽함이라는 의미가 있고, 덕(悳)은 곧은(直) 마음(心)이라는 합자(合字)로 정 선생의 직업과도 관련이 있어요.”

그가 붙여준 호는 현덕(玄悳)이었다. ‘깊고 그윽한 덕(悳)’이다. 덕은 덕(德)과 유사하다. 어쩌면 부족한 덕을 갈고 닦으라는 채찍으로 삼을 만도 하지만 너무 감당하기 어려운 이름인 듯 했다.

언젠가 글에서 그를 지음(知音)이라고 하였다. 중국의 옛 고사에서 거문고의 명인인 백아가 자신의 친구 종자기를 표현한 데서 유래한다.

아들이 군에 갈 때쯤이면 안부를 전해오고, 안해가 승진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서는 축하를 해주었다. 그리고, 고서점에서 옛 문화와 관련 있는 책을 발견하거나 뜻있는 전시가 있으면 도록(圖錄)을 보내주곤 하였다.

하지만, 내가 그를 위해 해준 것은 없다. 그래서였을까. 그가 준 현덕이라는 호가 부담스러웠지만, 부족한 덕을 더 깊고 깊이 그득히 채우라는 의미라면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읊조려 보았다.

현덕(玄悳)이라. 고이 접어 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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