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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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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9일(금) 13:31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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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김 안 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자치발전연구원 원장 | ⓒ (주)문경사랑 | | 사람이 살다 보면 시비에 말려들고 구설수에 오르며, 심하면 재판에 관련될 수도 있으나 이 모두 바람직한 것은 아니며 가능하면 이런 일이 없이 살아가는 게 좋을 것이다.
필자는 과거에 통행금지 위반으로, 그리고 자동차 추돌사고로 경찰서에 가본 경험이 있을 뿐이다.
얼마 전에 월간 전문지를 발간하는 두 연구기관에 이해충돌이 생겨 한 기관이 다른 기관을 고발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필자는 불행하게도 피고측의 참고인으로 고발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원고측에서 필자가 피고측 기관을 떠나기를 원했지만 어려운 일을 당한 마당에 의리상 혼자 떠날 수가 없어 그대로 있으면서 사건의 추이를 조용히 관망하였다.
사법당국이 처리해가는 과정에 대해 흥미도 있고 또한 현실적인 공부도 되는 것 같아 깊은 관심을 갖고 관찰하였다.
처음 단계는 관할 경찰서에서부터 사실조사가 시작되었다.
양 기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몇 달 동안 계속 되었고, 급기야 피고측이 무혐의하다는 의견과 함께 관할 지방검찰청에 송치되었다.
관할 지검에서는 다시 양측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사실심리에 철저를 기하였다.
이 단계에서 원고측은 직접․간접으로 친분과 권력을 통해 관할 지검과 담당검사에게 청탁과 압력을 많이 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피고측은 그렇게 할 생각도 없었고, 또 능력도 없었기에 가만히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몇 달 후 관할 지검으로부터 고소사유가 이유 없으며 따라서 피고는 무혐의하다는 결정통고를 받았다.
사법 당국의 처리에 흡족한 마음을 가졌고, 이에 모든 일이 잘 끝났다고 안심했다.
그래서 자축연도 열고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일하자는 결의까지 다졌었다.
그런데 원고측은 다시 고등검찰청에 항소하는 조치를 취해 우리 피고기관을 경악케 했다.
필자도 참고인으로 두 번 출두하여 고검 담당검사와 면담하고 사실진술과 의견개진을 서류로 작성․제출했다.
원고측은 지검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많은 서류를 제출하였고, 아마 여러 부탁과 압력을 직․간접으로 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그러나 몇 달 뒤 고검은 역시 피고의 무혐의로 결정하였고, 이를 양측에 통보하여 왔다.
역시 현명하고 공정한 고검의 결정이었던 것이다.
다시 대검찰청에 항소하지 않을까 했으나 포기하고 협상제의가 들어왔기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여 주었고, 그리하여 본 사건은 완전히 종결되었던 것이다.
근자에 일어난 사법 및 사직 당국의 큰 사건을 보면서 국민의 불신이 커지지 않나 우려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번에 필자가 겪은 사건의 과정과 귀결을 보면서 사필귀정(事必歸正)과 법의 공정함을 믿게 되었고, 크고 작은 사건이 모두 이와 같이 처리되어 국가경영과 국민생활이 안정과 질서 속에, 그리고 신뢰와 화해 위에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번 사건 이후 경찰서와 검찰청의 청사를 볼 때마다 흐뭇하고 믿음이 가는 느낌을 언제나 가지곤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법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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