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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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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29일(화) 13:28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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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여름의 햇빛이 쨍쨍한 어느 휴일, 소야솔숲을 찾았다.
땅도 지열(地熱)을 견디지 못하여 다시 토해 내는 듯 더위가 기승이다.
백 여 그루의 소나무들이 소야천을 바라보며 오천마을 앞에 길게 도열해 있다.
‘75년경 마을 이장을 지낸 박성욱씨에 의하면, 이 솔숲은 ’60년대 후반 마성면 의용소방대가 조성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십여 그루 정도에 불과했으나 대원들이 직접 산에서 옮겨 심어 지금과 같은 솔숲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에는 백오십 여 그루 정도이나 이백여 그루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 솔숲은 마을의 풍광을 위해 조성된 풍치림이다. 소나무의 멋스러움과 숲으로서의 아름다움 때문에 7,80년대에는 학생들의 소풍놀이 등 주민들의 안식처로 사랑받았다고 한다.
솔숲은 예로부터 마을의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방풍, 방수의 역할을 위해 조성되어왔다.
때로는 풍수지리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비보((裨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솔숲은 뛰어난 풍치(風致)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솔숲의 늘어진 그늘은 한 여름 농사의 고단함과 일상의 힘겨움을 덜어주었고, 붉고 휘늘어진 가지는 운치를 더해주었다.
유서 깊은 마을에는 이렇듯 쑤(藪)라고 부르는 소규모 솔숲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이러한 마을 솔숲은 동슈(洞藪)라고도 하였다.
농암면 종곡마을에는 대정숲이 있다. 대정은 한(大) 우물(井)을 뜻한다.
숲이 있는 마을의 옛 이름이다. 아마 이 마을에 큰 우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기록에 의하면 350년 전, 마을에 입향한 울진장씨와 단양우씨 그리고 뒤이은 순천김씨, 예안이씨 등에 의하여 조성되었다고 한다.
현재 권오설 마을 노인회장의 말에 의하면, 조성될 당시 어느 스님이 마을 앞을 지나다가 ‘마을의 모습은 참 좋은데 앞이 허하다.’라고 하여 마을 사람들이 뜻을 모아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비보(裨報)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 긴 세월을 지내오면서 숲은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다고 한다.
6.25때에는 연엽산에 있는 북한군 때문에 미군들이 이곳 숲에서 포를 쏘아 많은 나무들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큰 물난리가 나서 아름드리 소나무 서른 여 주가 떠내려가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부족한 소나무를 보충하기 위해 어린 묘목을 심거나 이식을 하여 지금과 같은 풍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을 공동체의 숲에 대한 애정과 노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렇듯 숲과 함께 마을에 대한 유별난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숲 건너편 동산에는 오래전부터 백로의 서식처가 있었다.
어느 때에 백로가 마을 곁에 있으면 길(吉)하다고 하여 서식처를 마을 뒷산으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마을 뒷산에서는 백로의 우아한 날개 짓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지금까지 마을에 큰 재난이 없다고 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현대화로 마을의 공동 휴식처였던 많은 솔숲들이 훼손되고 우리들의 곁에서 사라져갔다.
옛 사람들에게 슈는 소나무 숲이라는 생태학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였다.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그곳에서 만들어지고 때론 소멸되어졌다.
가까운 이들은 서로를 기쁘게 하고 가슴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크고 작은 마을의 행사가 이곳에서 펼쳐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솔숲, 슈는 마을을 유지하고 번성케 하는 촉매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오스트리아의 임업학교 교장이었던 웨슬리는 “문화 없이 숲 없고 숲 없이 문화 없다.”고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래 전부터 형성된 우리 전통 마을의 솔숲은 문화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마땅히 소야솔숲과 대정솔숲의 마을 주민들처럼, 솔숲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
지금 해마다, 이곳에서는 솔숲 축제가 열린다.
마을 주민 공동체의 놀이터였던 솔숲을 개방하고 확대하려는 노력의 하나이다.
어쩌면 방재와 비보의 역할이 다한 지금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숲의 주인인 마을 사람들의 숲에 대한 애정이다.
그들이 숲을 버리면 문화도 버려진다. 더하여 문화가 버려질 때 숲은 온전히 없다.
한낮의 더위가 다시 쨍쨍하다. 솔숲으로 들어갔다.
소야솔숲 한켠에서 캠핑객들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아 여름을 나고 있다.
오늘 그들은 이 소나무 숲 한평 그늘만으로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알아야 한다.
오래 전 이 솔숲을 조성한 선조들의 마음에 감사해야 함을.
하지만 이곳뿐이랴, 감사해야 할 우리 문경의 솔숲이.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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