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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臥遊) -심천 이상배 ‘문경 와유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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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0일(화) 13:16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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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유(遊)는 ‘놀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유(遊)에는 자연을 감상하며 마음과 몸을 쉬게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옛 사람들은 산에 드는 것을 지금의 우리와 같이 등산(登山)이라 고 하지 않았다. 먼 곳을 돌아다니며 경치를 감상하는 의미의 유람(遊覽)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남명 조식은 지리산을 다녀와서는 유두류록(遊頭流錄)이라는 유람기(遊覽記)를 남겼고, 다른 선비들 또한 금강산을 다녀온 뒤 유금강산기(遊金江山記), 유금강록(遊金鋼錄)이라는 산행후기를 적었다. 이렇듯 유(遊)에는 ‘놀다’라는 의미와 함께 자연을 보고 느끼는 감상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경치 좋은 곳의 이름에 유(遊)라는 글자를 즐겨 넣기도 하였다. 우리 지역 가은읍 완장마을에 선유동(仙遊洞) 계곡도 이와 같다. 이곳은 선유구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옛적에 선비들은 가까운 봉암사에 들려 하룻밤을 묵고 난 뒤 이곳 선경(仙境)과 눈을 마주하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유람기에 적었다.
이곳뿐이 아니다. 청화산과 도장산을 휘두르는 쌍용계곡은 농암 큰마을에 위치해 있다. 위쪽은 상주시 화북면과 연결되어 있는데 용유(龍遊)계곡이라고 부른다. 두 마리의 용들이 유유자적하며 노닐 만큼 계곡이 넓고 수량 또한 적지 않다.
이중환은 우리나라 지리서인 택리지에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화양구곡과 쌍룡, 용유계곡이 있고 또한 이곳에 경치 좋고 사람 살기 그만인 복지(福地)가 있다”라고 했다. 이른 바, 우복동(牛腹洞)을 일컫는다. 경치가 뛰어나 신선과 용들이 머무는 곳은 사람이 살기에도 좋은 길지가 되는 셈이다.
봉암사 입구 계곡에는 평평하고 넓은 바위가 있다. 여기에 야유암(夜遊岩)이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누군가 최치원의 글씨라고들 하지만, 유홍준은 ‘나의 문화 답사기’ 1권에서 봉암사에 있는 백운대와 그 밖의 글씨들은 최치원의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그 가치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바위 이름을 지은 이는 천년 고찰 봉암사를 떠나기 싫었을 것이다. 교교한 달빛, 맑은 물빛 그리고 선승(禪僧)들의 푸른 눈빛을 마주하고 더 머물고 싶었으나 속세의 남겨진 인연에 일주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절 입구 계곡에 있는 이 바위를 마주하고는 발길을 멈추었을 듯하다. 그래서 이 바위에 앉아 밤경치를 희롱하며, 다음 날 떠나면서 바위 이름을 야유암이라고 지었을 것이다. 이렇듯 유(遊)에는 뛰어난 경치를 보고 즐겨 완상하는 경지가 내재되어 있다.
이번 주 화요일부터 우리 지역의 문인화가인 심천 이상배 선생이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문경 와유전(聞慶 臥遊展)’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미 심천의 명가(名價)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초대작가이며 한국 미술협회와 문인화협회 이사이기도 하다. 고향인 청양을 두고 서울에서 우리 문경에 정착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동안 궁금했었다. 그러나, 그가 이번 전시회의 이름을 ‘문경 와유전’으로 명명한 것을 알고는 그 속뜻을 알았다.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이제는 돌아와 누워(臥) 산수화를 감상하여(遊) 마음을 맑게 하며 스스로를 관조하던 옛 선비의 마음이 그와 같음을 안 것이다. 그가 명산을 두루 다니면서 마음을 맑게 하고 누워 완상할 수 있는 마땅한 곳이 바로 우리 문경이었던 것이다.
그의 그림은 주흘산의 봄과 여름이 화폭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석문구곡의 절곡(絶曲)인 주암과 석문도 그려져 있다. 주암은 봄 벚꽃과 늦가을의 연밥이 스산한 듯 정자와 함께 고아(古雅)하게 그려졌다. 우리 옛 그림은 사물의 형상만을 세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사물에 담긴 느낌과 정신을 붓에 담아 그려낸다.
그것은 유(遊)라는 글자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유와 용유 그리고 야유가 선경을 즐기려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했듯이 와유 또한 사람이 사물을 감상할 수 있는 최상의 경지인 셈이다. 그래서, 그가 문경의 자연과 풍광을 그림으로 그려 우리들로 하여금 와유(臥遊)하는 기회를 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12월 10일 그의 그림들과 마주할 날을 기쁘게 기다린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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