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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북 문화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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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길 따라 거니는 테마별 체험학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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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7월 30일(화) 13:53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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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구지검 상주지청 | ⓒ (주)문경사랑 | | “이 곳은 산북면의 유래가 되는 산이에요. ”
아이들의 눈망울에 푸른 하늘이 담겨있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떠있다. 그 구름은 물고기 모양이 되기도 하고 산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탑이 되기도 한다.
“월방산에 있는 이 탑은 ‘봉서리 삼층석탑’이라고 불러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탑으로 알려져 있어요.”
더운 날씨지만 60여명의 아이들이 처음 보는 삼층석탑을 유심히 바라보며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금은 산북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이 참가하는 ‘산북면 문화답사’ 시간이다.
산북초등학교(교장 전제훈)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 문화 답사 프로그램’을 계획하였다. 이른 바, ‘옛길 따라 거니는 테마별 체험학습’이다. 평소 산북면의 문화유적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터라, 어찌하는 인연으로 주제넘게 강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답사에는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동행했다.
‘봉서리 삼층석탑’은 일제 강점기에 탑신부에 있던 사리함이 파헤쳐져 적지 않은 부재들이 훼손되고 멸실되었다. 1990년대 초, 복원 당시 기단석인 받침돌과 각 층의 몸돌 등을 찾지 못하여 옛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탑의 균형미가 부족하다.
탑이 갖는 미적 감각은 각층의 몸돌과 기단인 받침돌의 크기와 높이, 즉 비례미에 좌우된다. 비슷한 시대 작품으로 짐작되는 우리 지역의 내화리 삼층석탑과 도천사지 삼층석탑은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 탑들이 보물로 지정된 까닭을 전체적인 탑의 비례미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각 층의 지붕돌 모서리 끝이 살짝 위로 삐쳐 올라가는 날렵함은 내화리와 도천사지 석탑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탑은 아쉽다. 제대로 모습을 갖추었다면 다른 탑들과 같이 보물로 지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커다란 화강암 암반 위에 세워져 그 희귀성으로 가치를 더했을 것이다.
또한 이 암반에는 그 때의 선조들이 돌을 자르기 위하여 홈을 팠던 자국들이 확연히 남아 있다. 바위의 네 변에는 탑을 보호하는 전각(殿閣)을 세우기 위해 나무기둥을 박았을 자국이 깊게 파여져 있다.
그리고 절의 폐사와 관련한 범바위 전설도 주변의 암석과 더불어 남아 있기도 하다. 이렇듯 다른 탑에서는 볼 수 없는 자취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곳은 산북면 문화답사 일번지로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으로 탑은 부처를 상징한다. 그래서 탑이 한 기(基)이다. 그러나, 통일신라시대를 맞이하면서 경주의 사천왕사를 시작으로 한 기의 탑이 더 금당 앞에 세워진다. 왕을 상징하는 탑으로 이른 바, 쌍탑의 시원이다.
그러나 9세기 무렵, 쌍탑에 탑 한 기가 더 추가된다. 석탑 3기의 출현이다. 분명 어떤 상징을 담았을 터인데 아직까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드문 탑의 조형임에도 다행히 우리 지역에 존재하였다. 산을 내려와 산북면 웅창마을 도천사지, 폐사지 앞에 아이들을 세웠다. 아무것도 없는 그 폐사지터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40년 전 이 자리에 석탑 3기가 나란히 천여 년 동안 서 있었어요.”
그랬다. 세 개의 몸돌이 우아한 지붕돌을 받치고 빼어난 비례미를 뽐내며, 탑 세 개가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무려, 8미터에 이르는 높이다.
“그런데, 그 탑들이 어디에 갔어요.”
어린 눈망울들이 다그치듯 묻는다. 하늘을 보았다. 검은 구름이 월방산을 지나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곧 비가 올 태세이다.
탑들은 지금 없다. 저 멀리 직지사에서 천여 년을 머물렀던 이곳 금천으로의 귀향을 꿈꾸며 서 있다. 가만히 금천을 바라보았다.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들은 말이 떠올랐다.
“이곳에 그 탑들을 복원한다네요.”
지금 아이들에게 고향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것이 있다. 왜 이토록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부서지고 없어져 이제껏 지켜내지 못하였는가. 그나마, 제대로 복원이라도 하였더라면. 차라리 하지 않은 만 못한 어색함과 생경함에서는 고개를 돌리고 만다. 어설픈 복원은 감상을 방해할 뿐이다. 폐사지는 그냥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휑한 그곳에는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그 말들은 좁은 터에 세워진 8미터 높이의 짝퉁, 하얀 거탑들은 하지 못한다. 아니 그런 곳에서는 들을 수도 없다. 이름 모를 풀들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게서, 그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의 속삭임에서만 들을 수 있다.
어쩌다 붉은 소나무 밑둥치에 떨어진 솔씨 하나를 보고 문득, 천년 세월을 눈치 채기도 한다. 정말이지, 저 좁은 터에서 직지사에 있는 우리 탑들의 모조품을 보고 싶지 않다. 모조품이 주는 생경함과 어색함은 차지하더라도 이 좁은 터를 꽉 채우는 큰 돌덩이 같은 모조탑 세 개는 폐사지를 파괴할 뿐이다. 그나마, 아이들에게 이렇게 비워져 있는 터를 보며 지역의 역사와 탑의 화려하고 슬픈 이야기들을 직접 느끼도록 하는 것은 큰 교육이다.
그래서 그리움이 커지면, 직지사에 가면 된다. 그곳에서 그리움을 만나 쓰다듬다 보면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혹시 아는가, 지금 저 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 중 누군가가 언젠가 그 그리움을 고향으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역사는 지금 말하는 것이 아니다.
010-9525-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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