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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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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3월 29일(금) 13:45 [주간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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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허운 이창녕
가은읍 출생
전 점촌초등학교장 | ⓒ (주)문경사랑 | | 봄을 맞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설렘이고 희망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봄을 어떻게 맞았을까요? 동지 날에 창호지에 매화꽃 81송이를 그려 문이나 벽에 붙여놓고 81일 동안 매일 한 송이씩 색을 칠할 때 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꽃송이를 완성 시켰다는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를 하였습니다.
동지 날로 부터 81일 째가 되는 날엔 매화 81송이가 모두 붉게 완성 된다는 선조들의 낭만과 기다림의 미학이었던 겨울나기의 지혜와 여유로움을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매서운 추위도 기다리는 마음에는 견디고 잊을 수 있는 인내가 솟아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81송이의 매화를 그리며 몰입 하다보면 어느새 추위는 물러가고 창문 밖에는 봄을 알리는 진짜 매화가 뜰 앞에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는 봄!!!
요즘은 예측이 불가할 만큼 기상 이변을 경험 하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란 단어를 내려놓을 수 없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난했던 추위는 여전히 찬바람을 吐하는 음력 2월 인데 우리 마음은 벌써 봄을 서두르며 즐기고 있습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뚜렷하게 정해진 것 없는 미래이건만 난 무엇을 희망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생명이 있고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는 것이기에 각자에게 맞는 봄을 일구어 가야겠습니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때론 지우고 싶은 삶도 있지만 인간의 욕심 한 자락에 세상은 울고 웃는 것이기에 살아볼 만한 인생살이의 오묘한 맛이 아니겠습니까?
모든 것을 감추고 움츠려있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기지개를 켜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위해 산천초목도 동물도 인간도 최고의 에너지를 쏟아 내고 있습니다.
제 기억속의 소년 시절의 봄은 힘겨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먹고 사는 문제였습니다.
저장해놓았던 식량은 다 떨어지고 보리쌀이 나올 때는 아직도 멀었는데 그 기간(보리고개)을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고단했던지 생각해 보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민생고 해결이 최우선 순위고 보니 학교에 가는 것은 2차적인 문제였습니다. 책보 대신 다래키를 들고 산야를 누비며 봄나물을 캐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곡기(穀氣)가 쇠하면 부황(浮黃)이라는 불치병이 오는데, 이 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쑥이었습니다. 그래서 쑥 뿌리까지 캐서 음식으로 먹었습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가면 송구라 해서 소나무 순대기를 잘라서 겉껍질을 벗겨내고 한창 물이 오른 연한 속껍질을 훌터먹었습니다.
산중턱에 있는 밭에 농사를 짓기 위해 지게에다 바소가리를 얹어서 거름을 한 짐 지고 산을 오르는 것은 정말로 고역이었습니다. 거름을 밭에 모두 뿌리고 집으로 올 때는 다리가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땔감을 한 짐 지고 집에까지 왔습니다. 힘이 아니라 깡다구로 버틴 시절이었습니다. 어렵고 고단한 시절이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려서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며 자연과 접하면서 오는 봄을 온 몸으로 맞았습니다.
참꽃을 꺾어서 헌병에다 꽂아놓고 수술을 따내어 꽃 싸움을 하는 낭만도 즐겼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은 참꽃이 뭔지 꽃 싸움이 뭔지를 알기나 할까요?
그 시절엔 대자연 속에서 봄을 마주하였지만 지금은 옷가게나 텔레비전 속에서 봄이 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와 아스팔트 위에서 자라는 아이의 심성은 어떨까요? 모유를 먹고 자라난 아이와 우유를 먹고 자라난 아이는 우선 봐서는 별 다를 봐가 없지만 과연 그럴까요? 마찬가지로 자연 속 아이와 도시 빌딩 속 아이 역시 인성함양과 정서 안정이란 면에서는 분명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른 계절보다도 봄은 사람의 품성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계절보다도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봄에는 소생하는 대자연 속에서 희망이란 씨앗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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